▲ 윤치원·고문희 씨 부부가 디지털 강사로부터 휴대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 윤치원·고문희 씨 부부가 디지털 강사로부터 휴대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배움에 나이가 없고, 함께하니 더 기쁘고"  

휴대폰·컴퓨터 배우는 즐거움에 빠져
가족 단톡방 만들고 이모티콘도 술술

"휴대폰 갤러리에서 보내고자 하는 사진을 선택한 다음 연필 모양 클릭하고, 편집 프로그램에서 글도 첨가하고요.", "저번에 했는데 어렵네, 어떻게 한다고? 다시 설명해 보게나."

지난 5일 해남향교 삼호학당(학장 장성년)에서 노부부가 디지털 강사로부터 휴대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이날은 휴대폰 사진에서 글을 넣어 보내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데, 메모지에 강사의 설명을 한마디 한마디 기록하고 모르면 다시 묻는 등 열의가 수험생에 견줄만하다.

윤치원(80)·고문희(71) 씨 부부는 매주 화, 목요일 삼호학당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디지털 역량 교육 일환의 휴대폰과 컴퓨터 사용법을 배운다.

부부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쁨과 뭔가 하고 있다는 자신감, 치매 예방의 효과까지 더해 함께 즐거운 배움에 동참하고 있다.

윤 씨는 "통화 중에 상대방이 다른 사람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어떻게 할지 몰라 전화를 끊고 전화번호 찾아서 다시 전화해주고 그런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휴대폰으로 차표 예매, 결제도 하고 모바일 뱅킹과 영상통화도 하는 등 정보통신기술에 뒤떨어지면 우리 노인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내 고 씨는 "50대 때 방송통신대에 다니면서 학과 단톡방도 운영했었는데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난다"며 "기기가 복잡해지다 보니 모르는 것을 매번 남편이나 자녀에게 묻기가 어려운데 강사들을 통해 배울 수 있고 더 자세하고 세부적인 것을 알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삼호학당은 지난달부터 매주 화, 목요일 총 8시간에 걸쳐 디지털 역량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배우기에는 40여 명, 컴퓨터 배우기에는 2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부부처럼 나름의 고급반이 있는가 하면 아예 컴퓨터를 켤 줄도 몰랐던 어르신들은 교육을 통해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게 됐고 카페와 블로그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전화를 걸고 받는 데만 사용했던 어르신들도 휴대폰으로 가족 카톡방을 만들고 가족에게 이모티콘을 보내며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손주들과 영상통화를 즐기고 있다.

이들 부부는 "뒤늦게 배워서 뭐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보화시대에 노인들도 지금이라도 배워야 하고, 배움에는 나이도 없는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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