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농가 "일부 못받아 속타"
산이 상인 "품질·가격 떨어져"

고구마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간상인이 고구마 농가로부터 kg떼기로 고구마를 가져간 뒤 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양 측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화산면에서 고구마 농사를 하고 있는 A(67) 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을 찾아온 중간유통상인 B 씨에게 1kg에 1300원씩, 3500kg을 450만원에 넘겼다.

B 씨는 A 씨에게 인근 유통센터 작업장으로 고구마를 가져오라고 했고 이틀에 걸쳐 그 곳에서 인부까지 동원해 저울을 달고 세척을 한 다음 박스에 포장까지 했다. 그러면서 돈은 이튿날 보내주기로 했다.

A 씨는 "큰 유통센터에서 작업을 하니 대표나 직원인 줄 알고 그렇게 한 것인데, 이후 돈 지급이 안 되고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다가 일주일 뒤에야 겨우 200만원을 받았으며 20여 일이 지나도록 차일피일 미루면서 나머지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B 씨는 이 곳에서 세척기와 작업장을 빌려 사용만 했을 뿐 유통센터와 관련이 없었으며, 산이면 도로변에서 여러 농산물을 팔고 있는 상인이었다.

A 씨는 수차례 통화를 하고 B 씨가 영업을 하고 있는 산이면까지 찾아가 잔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B 씨는 '오늘까지 안 주면 고발해도 좋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지인을 통해 이 농가를 찾아간 것이며 품질이 좋지 않아 사지 않으려 했다가 지인을 생각해 사들였고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져 손해를 많이 보다 보니 돈 지급이 미뤄진 것이다"고 해명했다.

취재가 계속되자 B 씨는 A 씨에게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고 나머지 150만원은 조만간에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했다.

고구마 값은 지난해 가격상승으로 올해 심는 농가가 많이 늘었고 수확량도 많아 최근 공판장에서 지난해보다 30% 이상 떨어진 10kg 한 상자에 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밭떼기나 kg떼기로 물량을 어떻게든 넘기고 싶어 하는 농가의 추가피해도 우려되고 있어 지속적인 지도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