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진도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2명이 집단 따돌림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해당 학교는 사건 초기에 학교폭력과 관련이 없다며 잘못을 덮기에 급급했다. 유가족은 학교폭력이 있었고 이후 조치과정에서 학생들 간 분리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보복성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해 전남경찰청이 직접 수사에 나섰다.

도를 넘는 학교폭력도 잇따라 발생했다. 경북 예천의 한 학교에서는 세제가 섞인 음료수를 마시게 한 사건이 있었고, 양궁부 선배가 후배를 구타하고 근거리에서 활을 쏴 상처를 입히는 행위까지 밝혀졌지만 정작 학교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해남의 모 학교에서도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피해 학생이 결국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광주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학교폭력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서면사과와 심리치료 조치를 받았다. 접촉금지나 봉사활동 조치가 뒤를 잇고 학급교체나 전학, 퇴학과 같은 비교적 강한 조치는 1% 내외다. 교육적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되는데 학생들은 처벌 수위가 약하고, 처분이 내려졌어도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접촉금지의 경우 지도 교사를 피해 다시 접근하는 게 부지기수이고 봉사 처분 또한 실효성이 부족해 가해 학생들은 처벌받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계속 이어진다면 가해 학생들은 본인의 범죄의 무거움을 잊게 되고, 피해 학생은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다시 상처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과거에 학교폭력을 경험했던 한 변호사가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을 무료로 도와 승소했다는 글에 오천 개가 넘는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이미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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