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좋지만 폭락했을 경우 농가들은 농산물을 판매할 곳이 없어진다. 농가가 바라는 것은 생산한 농산물이 잘 팔리는 것이다. 판매될 곳만 보장된다면 가격 등락은 둘째이고 재고문제에서 벗어날 것이다.

24농가가 22.5ha에서 부추를 생산하고 있는 땅끝부추영농조합법인은 생산은 농가별로 따로 하지만 출하를 하나로 통일하고 있다. 생산량의 80%는 대기업에 납품하고 이 외에는 법인에서 공판장에 츨하한다. 매번 달라지는 공판장 가격보단 안정적인 납품을 택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최근 세계농수산업기술상 협동영농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취재를 하면서 유통구조를 단일화시키는 것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해남의 대표 농산물인 배추의 정식이 곧 시작된다. 군이 조사한 재배의향 면적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김효수 회장은 적정면적 재배보다 유통구조를 바꿔 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남은 넓은 농지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농산물이 생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유통상인이나 산지 수집상들에게 농산물을 넘긴다. 직접 내다 파는 것이 어렵고 공판장에서는 개별 농가들의 대우가 그렇게 좋지 않아 헐값에 상인들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농민들이 농협과 계약재배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하는 것은 상인에게 휘둘리는 상황을 없애고 시장 경쟁력을 높여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배추의 경우 전체 물량 중 60%가 상인들과 계약된다. 농협이 나서서 계약재배를 늘려 보유물량이 많아지면 시장가격 지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농협에서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공감하지만 가격 등락이 심한 농산물의 특성상 손실을 감수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시장격리에만 매달리는 정부가 현재 농산물 유통구조를 바꾸고 농협의 손실을 메꿔줄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민의 소득이 올라가기 위해선 유통단계를 줄이고 하나로 뭉쳐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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