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산면 초호리 담이네무화과농장
농장 침수로 농작물 및 시설 피해
한해 농사 망쳐 어려움 더욱 커져

▲ 수확을 앞둔 무화과 시설하우스가 침수돼 진흙투성이로 변했다.
▲ 수확을 앞둔 무화과 시설하우스가 침수돼 진흙투성이로 변했다.

"올해 무화과 묘목을 새로 심고 한 달 후면 수확하는데 농장 전체가 물에 잠겼다."

이만덕(56)·김선옥(53) 씨 부부가 현산면 초호리에서 6여 년간 일궈왔던 담이네무화과농장이 이번 폭우로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5일 저녁부터 6일 새벽까지 쏟아진 비는 시설하우스 절반까지 들어찼으며 진흙과 쓰레기 등이 몰려왔다. 하우스에는 수확을 앞둔 무화과와 백향과를 비롯해 냉·난방시설 등이 물에 잠겼다. 하우스 외에도 사무실과 창고 등에 놓여있던 집기와 포장박스도 물에 젖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무화과 묘목을 올해 새로 심어 가꿔왔고 수확을 기다렸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백향과는 일일이 수정해 열매가 맺혔는데 수확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동안 물에 잠겼다가 7일 새벽에서야 물이 빠졌는데 뭐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무화과와 백향과는 물이 빠진 뒤에도 잎과 줄기가 진흙에 뒤덮였다. 시설하우스도 침수로 형태가 변형되면서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엉망진창이 된 사무실과 창고의 집기들을 정리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 한해 대목인 추석을 대비해 사놓았던 포장박스는 물에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됐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7일 찾아간 담이네무화과농장에는 김 씨와 아들 이담(14) 군이 집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남편 이 씨는 이번 피해로 혈압이 크게 올라가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 농장에는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지내고 있었는데 새끼 고양이 한 마리는 이번 폭우로 죽었다.

김 씨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안보여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어미 고양이가 부르니 숨어있던 한 마리가 나와 다행이다 싶다가도 농장을 보면 한숨만 나오고 힘이 빠진다"며 "엉망이 된 상황을 정리하고 치워야 하는데 비가 주말까지 계속 내린다고 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담이네무화과농장은 아들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골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대회에 출전하며 우승을 거둬 최근 전남도 대표로 선발됐다.

현산면은 크고 작은 하천이 30개소가 현산천으로 모여 두모리의 배수관문을 통해 썰물에 빠져나가는데 폭우로 물이 많아 한 곳에 몰리면서 침수가 오래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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