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택(협동조합개혁과 감시를 위한 연대회의 상임대표)

 
 

해남농업협동조합 하나로마트 전 점장의 수억 상당 납품 대가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 2019년에 발생해 2년이 다 되어 가도록 결과를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검찰이나 경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보면 시간을 질질 끌다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때쯤 슬그머니 축소된 수사 결과를 발표해 많은 질타를 받았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수억의 뇌물수수 의혹을 보면 구속 수사가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당사자는 휴직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하며, 곧 복직할 거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고도 한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뇌물수수 의혹이 알려졌음에도 당사자를 징계하지 않고 고위직으로 승진시켰다는 점이다. 당사자가 마트 점장으로 장기간 재직하면서 작성한 뇌물장부인지, 일기장인지를 가지고 함께 죽자고 임원들을 협박했다는 말과 납품비리 뇌물사건이 아니고 단순한 남녀 관계에서 발생한 금전문제일 뿐이라는 소문이 지역사회에 많은 의문점을 던져주었지만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농업협동조합 개혁과 부패감시의 당위성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2년이 다 되어가도 수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고 우리는 또다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지 매우 우려스러워 수사기관에 몇 가지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뇌물수수 의혹 혐의의 당사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된 대부분의 혐의 당사자는 현직 군수들이었고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농협마트 전 점장의 뇌물수수 의혹 혐의와 군수의 뇌물(수사 당시는 혐의)을 따로 처벌하는 법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면 의혹 혐의자의 구속 수사가 국민의 법 감정을 충족시키고 사회 공익적 측면에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관련 농업협동조합 임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상납 연결고리 수사가 필요하다. 납품 대가라는 뇌물수수 의혹 특성상 혼자 편취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조직 내부의 상납 공생 연결고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를 확실하게 도려냄으로써 지역 농업협동조합 비리에 경종을 울리고 나아가 좀 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세 번째로 조합장의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해남농업협동조합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고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것은 자명하다. 운영 책임을 지는 모습이 2500여 조합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 신문에 해남농협협동조합 임직원의 기고문을 보고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정규직들의 잘못된 시각을 엿볼 수 있어 씁쓸하다. 그 마트는 비정규직이 2년의 기간이 지나면 해고하고, 또다시 비정규직을 채용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5명을 해고했다. 비정규직 성과금은 300%인데 정규직 성과금은 왜 밝히지 않는지, 자문하기 바란다. 정규직이 받는 성과금은 비정규직이 흘린 피땀의 결과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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