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겠습니다"

 
 

해남신문이 창간된 지 3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한 모두의 헌신과 노력은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거리두기로 답답한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가족 친척 친구 등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먹고 싶은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없으며, 가보고 싶은 여행도 할 수 없었던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비대면 사회가 장기화되면서 외로움,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말하는 코로나 블루의 늪을 건너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비상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이 11월에 이뤄진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지만 누구도 분명하게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대유행과 기후위기는 우리 인간이 개발과 성장을 통해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돈을 생명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온 그동안의 신자유주의적 물질문명이 초래한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얘기들 합니다. 이러한 각자도생의 정글문명이 지속된다면 또 다른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많습니다.

특히 기후위기는 모든 세계적인 위기의 핵심문제라 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화 대책이 전 세계적인 긴급한 현안이 되고 있음을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는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위기가 닥쳐오면 그 어떤 문제보다도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농업희생을 전제로 한 수출주도형 불균등 성장정책을 지속해와 기후위기는 바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먹거리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거리두기를 통한 비대면 현실을 견디면서 역설적으로 서로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스크를 쓰는 일은 자기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감염위험 속에서도 방역과 진료에 참여하고 명절에 고향을 찾는 자식들에게도 오지 않는 게 효도라는 외침도 있었습니다. 이는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돌봄정신의 발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주는 교훈은 각자도생에서 상생의 돌봄정신을 바탕으로, 경쟁과 효율의 물질문명에서 상생과 배려의 생태문명으로의 문명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과 평화의 생태문명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농업, 농촌, 농민이 가진 중요성은 분명합니다. 농업,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살리는 제대로 된 세상에서는 농민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해남은 코로나 사태 이후 문명전환의 흐름이 현실화 되면 분명 농촌과 농업이 살아나 농민들이 행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해남신문은 올해로 창간 31주년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문명 전환기의 뉴노멀이 요구되는 해남에서 '군민 여러분의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입이 되겠습니다'라는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정론직필의 창간정신을 다시 새겨 봅니다.

그동안 대표 지역신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노력했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매년 창간정신에 기초하여 해남군의 발전과 해남 군민의 행복을 위한, 군민이 주인되는 신문이 되겠다고 다짐해 왔지만 지금의 뉴노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해남신문이 가진 책무는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들어 군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이 되는 주민자치운동이 활발해짐에 힘입어 코로나 위기가 불러온 새로운 인간 삶의 모습을 찾는 문명전환의 정신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농업, 농촌, 농민이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이끄는 중심 산업이자 지역이며 주인이라는 다짐도 깊게 하겠습니다. 창간정신을 초심으로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는 해남신문이 되도록 임직원 모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해남 군민, 애독자, 그리고 고향을 사랑하시는 향우 여러분들의 보살핌과 채찍질을 디딤돌 삼아 경영의 어려움을 이겨 내면서 굳건히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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