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해 재현될까 우려
원인 파악 못한채 속수무책

▲ 북평면 영전리 김이곤 씨의 마늘밭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마늘쪽에서 싹이 자라나는 벌마늘이 번지고 있다.
▲ 북평면 영전리 김이곤 씨의 마늘밭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마늘쪽에서 싹이 자라나는 벌마늘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겨울철 이상저온으로 벌마늘 발생이 많았던 것에 이어 올해도 평년보다 벌마늘이 늘어나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마늘 수확을 앞두고 있는 김이곤(40·북평면 영전리) 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해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평년보다 늘어난 벌마늘로 큰 손해를 입었는데 마늘가격이 회복한 올해도 벌마늘이 지난해처럼 점차 늘어가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마늘밭을 둘러보니 벌마늘이 많이 생기고 있다"며 "2주 뒤면 수확하는데 그때는 지금보다도 많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남도종에서 대부분 생겼는데 올해는 대서종에서도 벌마늘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겨울철 냉해에 이어 벌마늘까지 번져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벌마늘은 마늘쪽에서 싹이 자라나는 것으로 2차 생장이 진행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매년 벌마늘이 일정부분 발생하지만 지난해 크게 늘었다. 정부는 겨울철 이상고온을 벌마늘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농업재해로 인정해 피해 복구비를 지원했다.

해남에서는 960ha에서 마늘이 재배되고 있으며, 일부 포전에서 벌마늘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군에서도 마늘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마늘밭에 따라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수확이 이뤄지는 5월 말에는 지금보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벌마늘의 발생 원인으로 조기 파종과 과비, 늦은 웃거름, 이상고온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올해는 마늘이 자라는 3월과 4월에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1℃가 높았지만 지난해와 같은 고온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순없어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가들은 매년 같은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데 올해도 벌마늘이 늘어나고 있어 발생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해남 뿐만 아니라 제주, 고흥, 무안, 강진, 남해, 창녕 등에서도 벌마늘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해남군지회 허용식 사무국장은 "각 지역 생산자협회에서도 벌마늘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접수되고 있다"며 "벌마늘 발생면적 조사와 명확한 원인이 파악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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