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명(해남YMCA 사무총장)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주요 인사를 체포 구금한 뒤 쿠데타를 일으키고, 의회와 정부를 강제로 해산시켰습니다.

이후 민주화를 염원하는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잔인한 폭력과 무자비한 총격으로 시민학살을 자행했습니다. 무장 군대가 자국민을 향해 총을 쏘는 행위에 세계시민은 모두 경악했습니다. 군부 쿠데타에 의한 시민의 학살은 어느 나라에서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순 없습니다.

미얀마는 1962년 군부 독재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50여 년 동안 폭압적인 군사정권에 대항하여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특히 1988년 8월 8일 군부 독재에 맞서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3000여 명의 시민이 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그 때 시위를 '8888항쟁'이라고 부르는데 그 후 33년이 지난 지금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60년 4·19 혁명, 1979년 부마항쟁, 1980년 광주 5·18 민중항쟁, 1987년 6·10 민주항쟁, 2017년 촛불시위 등으로 이어진 시민 저항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5·18 민중항쟁은 민주화 인사를 일거에 체포하고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등 현재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통한 시민학살과 너무도 닮았습니다.

이런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보며, 누구보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이해할 수 있기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해남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남의 25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염원을 지지하는 인증샷 운동에 동참하였고, 후원금 모금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당초 500만원의 기금마련을 목표로 시작한 이번 운동은 따뜻한 마음이 모여 518만원으로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금은 미얀마 시민들에게 평화적인 시위용품, 사망자 및 구속자 가족 위로금, 시위참여자 지원 행사 등 민주화운동의 보편적인 현장에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금운동에 함께 해주신 해남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그리고 개인으로 참여해주신 군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미얀마를 응원하는 마음은 이번 모금운동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얀마 군부를 국제 사회가 지속적으로 압박해 군부의 횡포를 막아야 합니다.

비록 작지만 우리의 관심이 더해지고 더해지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미얀마 군부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미얀마 시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 한번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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