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한글교실 사업 재개
직접 방문, 학습관 교육 병행

▲ 최성임 할머니(왼쪽)가 문해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한글을 배우고 있다.
▲ 최성임 할머니(왼쪽)가 문해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한글을 배우고 있다.

"글자표에서 '모'와 '자'라는 글자를 찾아서 모자를 공책에 써보세요."

"'모'자는 여기 있고, '자'자는 저기 있고 모자는 이렇게 쓰는 것 맞제."

지난 13일 송지면 금강리에 있는 가정집. 집으로 방문한 문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최성임(79) 할머니가 받침 없는 글자를 공부하고 있다. 초급 수준이지만 문해 강사와 함께 하는 한글공부 시간이 제일 재미있다며 읽고 쓰기에 오늘은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최성임 할머니는 "여태껏 한글을 몰라 그동안 못 배운 게 한이 됐는디, 이렇게 선상님하고 한글공부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글을 다 깨우쳐서 성경책을 스스로 읽는 게 소원이다"고 말했다.

송지면 월강리에 사는 김차심(70) 할머니도 같은 날 한글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김 할머니는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갈 수 없어 2학년까지 다니다 중퇴를 했다.

김차심 할머니는 "자녀들이 모두 타지에서 살고 있고, 지금은 남편이 알아서 다 하지만 혹시나 남편이 아프거나 없으면 어찌하랴 싶어 한글을 배우게 됐다"며 "나 혼자 공문서 등 서류작성도 하고 공과금 고지서도 읽을 수 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해남군의 문해교육 사업(한글교실)이 지난 12일부터 올해 사업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지속될 예정인 올해 사업은 70여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문해 강사 9명이 투입돼 학습자의 집을 방문해 1대 1이나 1대 2 교육을 하거나 학습자가 많은 곳은 마을회관에서 집합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 다음주부터는 해남읍에 있는 해남군 평생학급관에서 읍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글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학습자를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며 평생학습관 교육의 경우 한글 뿐만 아니라 산수와 음악 등 초등 교육과정으로 확대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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