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어 생산비도 못건져
코로나에 졸업·입학 특수 실종
꽃 소비 캠페인에 그나마 버텨

▲ 현산 임웅열 씨가 수확을 앞둔 스타티스를 손질하고 있다.
▲ 현산 임웅열 씨가 수확을 앞둔 스타티스를 손질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졸업식과 입학식이 비대면으로 치러지고 결혼식도 줄어드는 등 각종 축하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농가는 고난의 1년을 보냈다. 줄어든 소비에 가격도 바닥을 맴돌다 지난달 그나마 다소 올라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 가격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어 화훼농가의 시름을 그치지 않고 있다.

현산면 고현리에서 꽃 농사를 하는 임웅열(52) 씨는 스타티스와 스토크, 아스트로메리아 등을 재배하고 있다. 2000평(6610㎡)의 시설하우스에는 출하를 기다리는 꽃들이 자라고 있다.

임 씨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졸업과 입학 시즌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비대면으로 행사가 치러지면서 꽃 소비가 확연히 줄었다"며 "다행히 2월 중순부터 가격이 다소 올랐다가 다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월부터 결혼식이 이어지며 가격을 잡아줘야 하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꽃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 꽃 소비는 주로 경조사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이에 소비도 크게 줄면서 화훼농가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그나마 각종 기관에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꽃 소비 촉진 운동을 펼치면서 가격 견인에 나서고 있다.

해남에는 14농가가 5.4ha에서 꽃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남도와 해남군이 모종 구입비의 50%를 지원해 화훼농가를 도왔고 군청을 비롯해 교육청, 북평면, 옥천농협, 농협중앙회 해남군지부가 700단 가량을 구입하며 화훼농가 돕고 있다.

임 씨는 "스타티스가 한 단에 5000원 이상은 되어야 생산비를 건지는데 이마저도 못받다가 최근 7000~8000원선에 팔린다"며 지난해에는 25박스의 꽃을 공판장에 보냈는데 18박스가 유찰돼 폐기되는 등 소득도 40% 이상 감소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남은 스타티스와 아스트로메리아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훨씬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소비촉진 운동만으로는 화훼농가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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