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영(해남군보건소 감염병 대응팀장)

 
 

코로나19(COVID-19)는 우리 모두의 일상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스크 착용에서부터 서로 의지하고 부대끼며 살아야 할 사람끼리 5인 이상 집합금지와 거리두기, 그리고 가족 간 만남 자제 등등. 우리의 삶에 대한 이러한 제한조치는 안타깝게도 일상을 모두 앗아갔습니다. 특히 자영업 하시는 분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정작 염려해야 하는 건 코로나19 뿐만이 아닙니다. 평소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지만 사스, 메르스 등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신종 감염병과 생물테러의 위협들은 만물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한 앞으로도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끊임없이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듯 참기 힘든 막막한 공포와 고통을 줄 것입니다.보건기관에서는 이러한 신종 감염병 발생과 생물테러 위험을 사전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처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재난 시 정부든지, 실핏줄인 지방자치단체든지 재난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서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시기적절한 정책 결정과 이에 대한 군민들의 무한 신뢰입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암울함 속에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했기에 해남군과 보건소 직원들, 특히 감염병 대응팀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날아다니는 현장에 맞닥뜨릴 때도 두려움 없이 해야 할 일을 해왔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켜온 지난 1년입니다.

밤을 꼬박 샌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확진자 발생 현장에서 지친 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한마음으로 도와주고 협력해준 해남군 공직자 동료들과 자원봉사자, 무한 신뢰 속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군수님 덕분입니다. 특히 참을 수 없는 불편함도 잘 견뎌 주시고, 오히려 협조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군민들이 있었기에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방역과 예방 활동을 해올 수 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인 밀집도 높은 추위가 지나가고 산과 들에는 식물들의 힘찬 생명의 용솟음이 느껴지는 때입니다. 여러 제약회사에서 생산된 예방 백신을 선진국에선 이미 접종을 시작했으며, 우리도 이번 달부터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효과가 분명한 국내 연구진들에 의한 항체 치료제가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우리 군민들께도 예방접종과 치료를 시행하게 되고, 그러면 안정을 되찾을 날도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가야 했던 그 시절,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댁을 향하는 끝 없는 길을 따라가면서 '아버지, 아직 멀었어'라고 물을 때마다 '이제 다왔다'고 하시면 힘을 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함께 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모두가 함께 불편함을 이겨내고 나아간다면 반드시 재난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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