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중개·대행 수수료 부담
군, 공공배달앱 도입 고심중
해남사랑상품권 결제 강점

 
 

해남읍에 위치한 A 카페는 지난달부터 배달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매장 내 영업마저 금지되는 경우도 있어 고육지책으로 배달영업에 나선 것이다. 2만원 이상 주문할 때는 카페에서 배달료를 부담하지만 주문 중개와 배달대행 수수료 부담에 2만원 이하 주문시에는 부득이 소비자가 부담토록 하고 있다.

해남읍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B 씨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근에는 매장 내에서 판매되는 수익보다 배달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많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배달앱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봤지만 수수료 부담에 포기하고 직접 주문을 받아 배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외식문화'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장을 찾는 손님은 줄어든 반면 배달이 증가하면서 배달앱과 배달대행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었다.

해남에서 배달대행업을 하는 C 씨는 "카페나 식당 등으로부터 배달을 해줄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배달기사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계약을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로 가뜩이나 줄어든 매출에 배달앱 가입에 따른 수수료와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상가는 배달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토록 하는 곳도 있어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때문에 수수료가 6~15% 정도에 달하는 민간 배달앱 대신 수수료를 낮춘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특히 공공배달앱은 지역화폐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연동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을 처음으로 도입한 자치단체는 군산시로 지난해 3월 '배달의 명수'를 정식 출시했다. 출시 당시 5138명이던 소비자 가입자가 지난해 말 11만5000여명으로 증가했다. 배달의 명수의 특징은 수수료가 없고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해 84.1%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사인 경기도주식회사가 무작위로 추출한 회원을 대상으로 문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배달특급을 이용하는 계기에 대해 61%가 지역화폐 사용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소상공인으로서는 민간 배달앱보다 수수료가 저렴해 판매에 따른 수익이 증대되고 소비자는 5~10% 할인받아 구매한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해남군도 공공배달앱을 검토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군산시의 경우 배달의 명수를 개발하는데 1억5000여만원을 비롯해 연간 운영비로도 1억5000만원 이상이 소요되고 있어 예산 대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때문에 직접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기 어렵다면 수수료가 저렴한 배달·주문앱 등에 해남사랑상품권을 연동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시흥시의 경우 배달앱의 제휴 협약 체결로 지역화폐인 모바일시루와 배달앱을 연계하고 소상공인의 배달수수료를 2%로 낮추는 사업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배달라이더협회에서 광주·전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선우 회장은 "전국배달라이더협회에서 운영 중인 배달앱인 '와따'로 음식을 주문하면 시흥 지역화폐로 결제가 가능하고 해당 배달앱과 연계된 시흥시내 업체들이 내는 중개수수료는 2% 정도로 저렴하다"며 "전국배달라이더협회 광주전남지회와 해남지부 설립 등을 마치고 조만간 해남군에도 와따와 해남사랑상품권을 연동하는 방안을 정식 제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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