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내 태양광발전소 건립 싸고 '찬반양론'

작년 희망에너지에 민원협조 공문
황산 이장단 임원, 1800만원 받아
상당수 이장 결산과정 뒤늦게 알아
연말 27만원씩 이장들에 현금 배분 
본지 취재하자 사업자측에 반환 

황산면 이장단 단장과 총무 등 전직 임원들이 문내 혈도간척지에 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받는가 하면 이를 결산에서 누락시켰다가 뒤늦게 지난해 연말 이장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드러나 돈을 받게 된 경위 등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상당수 이장들은 이장단 임원들이 사업자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이 돈 외에도 결산서에 추가로 빠진 금액도 있어 이장단 운영과 운영비 집행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황산면 이장단 전직 임원들은 지난해 5월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인 해남희망에너지 측으로부터 1800만원을 받았다.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다가 연말 이장단비 결산 과정에서 수입과 지출이 맞지 않다는 이의제기가 있자 뒤늦게 이 금액이 수입으로 잡히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초 이장단 임원들은 단합대회나 선진지 견학 등과 관련한 경비가 필요해 희망에너지 측에서 후원비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장단 임원들은 지난해 5월 희망에너지 측에 이장단 이름으로 공문까지 보내 사업 협조와 관련해 사실상 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에는 '해남 신재생복합단지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업홍보와 개별 면담 활동을 통해 민원업무를 지원할 예정이오니 우리 이장단이 원만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한다'고 적혀있다.

희망에너지 측은 "이 사업과 관련해 주민수용성이나 동의가 관건인데 이장단이 사업에 협조하겠다고 해 돈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장단 임원들은 실제로 돈을 받은 뒤 황산면 43개 마을에서 전체 주민 가운데 98.5%의 주민동의서를 받아 지난해 7월 희망에너지 측에 넘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받고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도 문제지만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논란거리다.

이장단 임원들은 당초 지난해 12월 초 이장단비와 관련한 결산서를 이장들에게 공개하면서 1년 수입이 2706만원이라며 지출 내역을 공개했지만 수입과 지출이 맞지 않고 수백만원이 빈다는 이의제기가 불거졌다. 그러자 이를 수정해 공개한 2차 결산서에는 1차에 없었던 농협의 식대 지원금 516만원과 희망에너지 발전기금 1800만원을 추가돼 수입이 5022만원으로 불어났다.

며칠 사이에 수입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 때문에 추가적인 문제 제기나 여태 알려지지 않았던 희망에너지 돈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뒤늦게 공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 1차 결산서에는 이장단 체육대회 옷 구입 비용이 1377만원으로 기록됐다가 2차 때는 1950만원으로 늘어나고 3차 때는 다시 1350만원이 맞다고 하는 등 끼워맞추기식 결산이 계속됐다.

특히 결산서에 희망에너지에서 받은 돈을 수입으로 잡고 나서는 지난해 연말 이장 43명에게 27만원씩 1200여만원을 현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A 이장은 "이장단이 사업추진위 같은 이익단체도 아닌데 단장 등이 사업자 측에 돈까지 요구해 받은 것 자체가 잘못이며 대부분 이장들이 7개월 동안 모르고 있다가 돈 받은 사실을 연말에야 알게 됐는데 만약 결산서가 그냥 통과됐더라면 그 돈도 증발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 문내면 B 이장은 "직접 당사자인 문내면에서는 이장단이 나서서 반대하고 반대대책위까지 꾸려진 상황에서, 황산면 이장단 임원들은 돈을 받고 동의서를 넘겨준 꼴이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며 이웃 면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당사자인 이장단 임원들은 "황산의 경우 이전부터 찬성이 많아 대가성으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해 나서게 된 것이고, 이후 선진지 견학을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가지 못해 연말에 1200만원을 나눠줬다"며 "나머지는 통장에 남아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희망에너지에서 받은 돈과 기존에 운영비가 섞여지면서 수입 누락이나 결산서 수정 등이 이뤄진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희망에너지에서 받은 돈이 알려지며 일부 이장들이 반발하고 본지 취재가 계속되자 임시 이장회의를 열어 이장들에게 27만원씩 나눠준 돈을 회수해 지난 6일 희망에너지 측에 1800만원을 반납했고 1년 더 임기를 보장받으려 했던 임원직에서도 모두 물러났다.

그러나 공문까지 등장해 대가성 논란이 여전한데다 희망에너지에 1800만원을 돌려주면서 이장들에게 회수한 1200만원 외에 단장과 이장이 각각 300만원씩 나머지 600만원을 자기 돈으로 메꾼 것으로 알려져 600만원이 통장에 남아있다던 해명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결산서의 경우 만원 단위도 아니고 수백, 수천만원이 누락돼 세 번이나 결산서를 낸데다 여전히 수입과 지출이 맞지 않는다는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장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장단 전직 임원들이 공개사과와 함께 이장 직책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통장 입출금 내역과 영수증 등을 확실하게 공개해 결산을 다시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파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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