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지키자" 마을공동체 앞장
복합문화공간의 실버타운 기대

 
 

요람에서 무덤까지 노인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고향에서 생활하며 마을공동체와 함께 평안하게 노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복지농촌 모델이 산이면 황조마을에 조성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 황조마을에서는 실버하우스인 '평안재' 준공식이 열렸다.

'평안재'는 이름 그대로 평안한 집으로 기존의 수용시설이나 노인 요양시설이 아닌 실버빌리지 사업으로 노인들이 자신의 공간을 갖고 공동생활하며 자신이 살던 곳에서 행복한 죽음까지 맞이하게 되는 삶의 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골조와 지붕 등이 나무로 이뤄져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중목구조의 165㎡(50평) 최고급 주택인 평안재는 1인 1실 형태로 총 4명의 노인이 입주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 1명을 위해 도우미 1명이 함께 거주한다.

첨단 IOT(사물인터넷)가 갖춰져 음성이나 휴대폰을 통해 전자제품 등 가정용 기기를 원격에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IOMT(사물의료인터넷)를 통해 입주자들이 차고 있는 밴딩(팔찌) 시스템으로 심박수 등 건강을 자동으로 체크하고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위급상황 시에는 응급출동도 가능하다. 이후에는 의료기관과 제휴를 통해 병원에 가지 않고 원격 화상치료 시스템도 추진된다.

이번에 실버빌리지가 만들어진 것은 마을 교회와 주민, 지역아동센터 등 마을 공동체가 마을을 지키고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의지의 결실이기도 하다.

황조교회에서 3억원을 들여 평안재를 만들었고 보증금과 임대료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이미 마을주민 가운데 입주예정자가 확정됐고 1명은 이 사업을 위해 땅을 기증하기도 했다.

황조교회 박정승 목사는 "황조마을의 경우 영산강 하구둑으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어촌마을에서 농촌마을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솔라시도 태양광 개발로 농지가 사라져 젊은층들은 떠나고 마을 어르신들도 고령화로 다른 지역 요양시설로 떠나면서 마을 자체가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며 "마을을 지키고 새로운 복지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방안이 실버빌리지 사업이다"고 말했다.

2주 동안 마무리 작업 등을 거쳐 입주생활이 시작되는데 평안재는 실버빌리지의 1차 사업이다. 앞으로 10억원을 들여 농촌생활을 꿈꾸는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겨냥해 평안재 앞쪽으로 66㎡(20평) 8채 규모의 주거단지와 식당,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지면 완벽한 실버빌리지를 갖추게 된다.

박정승 목사는 "복합문화공간을 중심으로 마을 특성화 사업과 도농교류 프로그램, 합창단 운영, 아이들의 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고구마와 절임배추 판매장 운영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외부 인구 유입도 가능해 3대가 공존하고 함께 행복한 농촌마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준공 기념식에서는 마을 합창단과 해미리 어린이 합창단 공연에 이어 바리톤 최경열 교수를 비롯한 국내 정상급 교수들의 재능기부로 마을축제가 펼쳐졌다. 또 서울에 있는 시티악기사에서 늘푸른지역아동센터에 바이올린 10대와 첼로 1대를 후원하며 새로운 농촌마을의 시작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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