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도권 김장 대비… 내년 철회"
농가 "농산물 생산역할 빼앗는 행위"

화원농협에서 5000평 규모의 땅을 임대해 직접 배추를 기르면서 화원면 농가들이 농협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고 농민들의 역할을 빼앗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으나 타협점을 찾으며 큰 갈등으로 번지진 않았다.

(가칭)조합원 권리찾기운동본부와 화원면 이장단은 "조합원과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를 확보해야 할 농협이 평당 1000원에 5000평의 밭을 임대해 농협에서 10월배추를 심어 농사를 짓고 있다"며 "화원지역 평균 임대료보다 비싼 가격에 임대한 것도 모자라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의 역할마저 뺏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협에서 매년 10월에 수확할 수 있는 배추를 생산하고자 하고 있지만 해남지역에 맞지 않고 지난해 연이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자 계약금마저 환수해 농가들이 10월배추 생산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며 "이러한 상황인데 농협에서 다른 대안보다 땅을 임대해 직접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조합원들과 농가들의 자리를 뺏는 행위다"고 덧붙였다.

화원농협은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수도권 김장철에 대비코자 10월배추 생산을 위한 계약재배를 매년 진행해왔다. 해남의 김장배추는 11월 중순부터 본격 수확되지만 정식 시기를 앞당겨 10월에 수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화원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김치가공공장에서 사용하며 원산지 표기에 문제되지 않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배추 3만4000평을 계약재배했으나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농협에서 계약금 일부를 환수하며 올해 4800평만 계약돼 농가들의 참여가 크게 줄어들었다.

화원농협 관계자는 "김치가공공장에서 사용해야할 10월배추 물량을 확보하고 외골 재배를 적용하는 등 지역에 맞는 재배방식을 찾고자 시범포 형식으로 5000평을 임대해 배추를 심은 것이다"며 "밭 옆으로 저수지가 있고 밭의 위치가 좋은 지역에 있어 임대료가 평당 1000원으로 정해진 것이지 특별히 비싸게 주고 임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김장철에 해남배추의 출하가 어려워 김치가공공장에서 판매하는 김치 및 절임배추를 만들기 위해선 타지역에서 배추를 가져와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해야하지만 화원에서 생산한 배추로 만들어 원산지를 해남산으로 표시해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들에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 진행했던 일이었다"며 "농민들과 논의하며 내년에는 직접재배를 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찾을 것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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