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산이중 학생들이 공연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의 한 장면.
▲ 지난해 산이중 학생들이 공연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의 한 장면.

뮤지컬로 배우고 표현

"대한민국 만세"

지난해 12월 산이중학교(교장 김규한) 축제에서는 만세삼창이 울려 퍼졌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1년 동안 전교생이 참여해 직접 극본을 짜고 주인공으로 출연해 유관순 누나의 만세운동을 뮤지컬로 재현했다. 뮤지컬을 본 교직원들과 지역주민들은 한번 하기 아까운 공연이라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산이중은 2년 전부터 뮤지컬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펼쳐보자는 의견을 모은 뒤 학생들은 역사 시간에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배웠고 체험학습으로 군산에 있는 3·1운동 기념관을 다녀왔다. 뮤지컬을 이해하기 위해 목포를 찾아 '맘마미아' 뮤지컬도 관람했다. 매주 화요일 특기적성 교육으로 7, 8교시를 이용해 극본을 쓰고 노래와 율동도 연습했다.

뮤지컬 프로젝트는 단순한 뮤지컬 공연이 아니라 주제 선정부터 과정, 결과물까지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 나, 너, 우리를 표현하며 스스로 자존감과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있다. 또 교과와 연계해 학습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김충곤 교무부장은 "전교생이 참여해 표현력을 높이고 공동체 의식을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습 등에 어려움이 있어 기존에 '모차르트' 뮤지컬을 연습해 연말 학교축제 때 발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과와 연계한 특기적성 교육이 뮤지컬이라면 지역과 연계한 특기적성 교육이 바로 요리이다.

지난 5일 산이중 학생들은 가정실에 모여 요리 만들기에 분주했다. 학생들은 학교 텃밭에서 수확한 고구마를 물로 깨끗이 씻은 뒤 고구마를 자르고 오븐에 넣어 맛있는 군고구마를 내놓았다. 농촌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요리를 실습함으로써 지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현수(2년) 학생은 "저번에는 찜닭이나 떡볶이, 케이크 만들기 등도 직접 해봤다"며 "친구들과 함께 모여 만들고 먹고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산이중에서는 이렇게 특색 프로그램과 특기적성 교육에도 참여와 재미, 의미가 주어지고 있다.

 

▲ 자전거 동아리 회원들이 자전거를 조립하고 분해하는 실습을 하고 있다.
▲ 자전거 동아리 회원들이 자전거를 조립하고 분해하는 실습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군고구마 요리를 하고 있다.
▲ 학생들이 군고구마 요리를 하고 있다.

좋아하는 여가를 동아리활동으로

지난 5일 산이중 다목적실, 자전거 분해와 조립이 한창이다. 

자전거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자전거 부품들의 역할을 살피고 직접 분해와 조립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정지된 상태에서 바퀴만 도는 고정형 장비(로라)를 통해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 연습을 하는 것도 체험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운동장 트랙을 돌며 자전거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남철민(3년) 학생은 "전학오기 전 학교에서 사이클부로 활동해 자전거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운동장에서는 드론 동아리 회원들이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물론 여학생들도 자유자재로 드론을 조종하고 착륙과 이륙도 척척 해낸다. 학교 측은 드론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해 장애물 통과하기가 가능한 시설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산이중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학생자율동아리가 만화, 독서, 드론, 자전거, 민속놀이 등 5개에 이르고 있다.

민선호(3년) 학생은 "자율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취미나 여가 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고 특히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학교 담벼락에 학생들이 꿈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 학교 담벼락에 학생들이 꿈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즐거움

산이중학교 학생들은 해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가 재능기부로 공연을 선보이는 '찾아가는 열린음악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방과후 악기교실 활동을 통해 배운 사물놀이, 가야금, 우쿨렐레, 피아노, 통기타는 물론 밴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1학기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이르면 11월부터 다시 열린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열린음악회는 학생들에게 공연을 통한 성취감과 뿌듯함을 안기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이런 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장학금과 생활복을 지원하고 있다. 총동문회를 비롯한 지역사회 단체에서 해마다 50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졸업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동창회에서는 여름 날씨에 교복 하복 대신 반팔과 반바지로 된 생활복을 입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은 학교 담장과 건물 벽의 벽화로도 이어졌다. 지난 6월 말부터 두 달 동안 매주 토요일 방과후 수업을 통해 벽화그리기에 나섰고 지난 8월 말에 벽화를 모두 완성했다.

미술 강사의 주도하에 희망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벽화그리기가 이어졌고 자원봉사를 통해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참여한 것은 물론 졸업생들도 가세해 힘을 보탰다.

김규한 교장은 "학생·학부모·교직원 전체가 한마음으로 미래를 위하여 하루하루 성실하게 생활하며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로 성장하고 있다"며 "나를 세우고, 너를 인정하여, 우리를 만들어 가는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ince 1999년 12월 22일

'꿈 타임캡슐' 우리의 꿈을 심는다

# 산이중 화단 한 켠에는 '꿈 타임캡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새 천년을 맞이하여 여기에 우리들의 꿈을 심는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세기가 끝나는 1999년 12월 22일에 만들어진 것으로 새로운 21세기와 새로운 1000년을 맞이하며 산이중 학생 199명과 산이초 학생 142명이 참여했는데 본인들의 꿈이 담긴 편지나 물건 등을 묻었으리라 예상된다. 여기에는 2030년 중추절(추석)에 개봉하자는 약속도 담겨있다.

산이중의 타임캡슐 뮤지컬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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