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보물 창고 활용 정책 필요"

 
 

대령 예편 후 고향서 봉사
땅끝 찾는 관광객 붙잡아야

해남에는 군이 임명한 30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다. 윤영진(66) 관광해설사도 39년 만에 고향에 내려와 일선에서 8년째 관광홍보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그는 "해남의 관광자원은 자연 그대로 천혜의 보물창고"라며 "이를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윤 씨를 만나 관광해설사의 역할과 해남 관광의 현주소 등을 물었다.

 

- 자기소개를 한다면.

△황산동초등과 해남중(23회)·해남고(21회)를 졸업하고 1973년 육군3사관학교에 진학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부임한 뒤 수방사, 특전사 등을 거쳐 다시 홍천에서 부사단장(대령)을 끝으로 32년간의 군 생활을 마쳤다. 예편한 뒤 상무대 고군반(중대장 보임을 앞둔 장교 대상 교육) 전임교수를 5년간 역임했다. 결과적으로 군과 관련된 업무를 37년간 한 셈이다. 2012년 고향으로 되돌아 왔으니, 39년간 해남을 떠나 있었다.

- 문화관광해설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예편을 앞두고 녹우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해설사가 당연히 해남 윤씨 집안사람일 줄 알았으나 그게 아니었다. 관광해설사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당시 경험은 예편 후 상무대 전임교수 시절 쌓은 교수법을 이용해 관광객들에게 '우리 집안'인 녹우당을 잘 설명해주고 싶게 만들었다. 교수직이 끝날 무렵 마침 해설사를 모집하는 기회가 닿았다.

- 관광해설사를 소개하면.

△이론교육 100시간과 현장실습 3개월 등 6개월간의 입문 과정이 있다. 식비와 교통비 명목의 활동비를 받고 있으나, 봉사의 개념이 더 크다고 본다. 일선 관광지에서 해남을 알리는 얼굴인 만큼 자질도 중요하다. 남다른 애향심과 끝없는 학구열, 즉 공부에 대한 열정이 요구된다. 관광지에 얽힌 인물이나 역사 등 종합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 지난 8년간 우수영 명량대첩지, 녹우당, 대흥사, 땅끝전망대 등에서 활동해왔다. 이들 관광지에 대한 박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치원생부터 대학 교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을 상대하며 얻는 것도 많고, 알려줄 것도 많다. 각각의 눈높이에 맞춰 해설하는 것도 중요하다.

- 어디서 보람을 찾는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단체관광이 사라졌다. 때문에 가족으로 구성된 많은 관광객들이 내비게이션에 그냥 '땅끝'을 입력시키고 찾아온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잠깐 방문하고 진도나 완도로 갈려고 한다. 해남의 관광지가 그만큼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관광일번지 해남에 대한 해설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면 스케줄을 다시 짜기도 한다. 이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 관광해설사는 사명감도 투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견문을 넓히기 위해 관광 선진지 견학을 많이 간다.

- 해남 관광지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해남은 자연 그대로가 관광의 보물 창고이다. 모두가 역사 현장이다. 인위적인 요소가 전혀 가미되지 않았다. 타 지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 해남의 관광정책은 어떠한가.

△관광해설사를 시작하던 2012년, 군수와 면담에서 우수영 명량대첩지 주변에 판옥선과 거북선, 해군 장비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 건립을 건의한 적이 있다. 이 곳 관광지가 전라우수영이 위치해 있고,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해군본부 측이 해군이 사용한 각종 퇴역 장비를 대여해주기로 했다. 근데 관심이 전혀 없었다. 지금도 아쉽게 여긴다. 함평은 나비축제 하나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해남 관광정책이 많이 좋아졌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해외에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이게 아니면 다문화 가정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이어갈 생각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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