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해남신문은 '새로운 출발, 다시 초심으로'라는 다짐으로 지난 6월 이후 창간 30주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다짐과는 별개로 현재의 언론환경은 종이신문에게는 종말론을 얘기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위기입니다.

미국에서 유명한 '뉴욕타임스'는 최고 200만부를 자랑하던 종이신문 구독자가 금년 1/4분기에는 100만이었습니다. 미국 종이신문에 근무하는 기자 숫자가 2008년 7만1000명에서 지난해에는 3만5000명으로 반감되었습니다. 이는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종이신문에서 모바일 인터넷 등 디지털 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종이신문의 구독자가 줄어들고 제일의 수입원인 광고수입이 급감되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한국의 종이신문을 둘러싼 언론환경은 어떨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국민들이 미디어와 뉴스를 얼마나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5000여명을 표본으로 지난해 6, 7월에 조사 분석해 연말 발표한 '2019 언론수용자 조사'를 봅니다.

최근의 추세대로 전통매체의 위상 약화와 디지털 플랫폼의 강세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뉴스의 이용창구를 보면 텔레비전의 상대적 경쟁 우위 유지, 종이신문과 잡지 등 인쇄매체의 지속적 추락현상이 이어집니다. PC를 통한 인터넷 이용이 감소되면서 가파르게 모바일이 뉴스 이용의 중심 수단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종이신문과 관련 신문·잡지 등 인쇄 매체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열독률과 열독시간을 보면 분명합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종이신문을 읽었다는 응답자는 12.3%에 불과해 20여년 전 열 명 중 아홉 명이 종이신문을 보던 시대에서 열 명 중 한 명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종이신문을 보는데 쏟는 1주일 동안 평균 이용시간을 묻는 답변에는 2000년 35.1분에서 지난해에는 4.2분으로 엄청 줄었습니다. 특히 19~29세 젊은 세대의 경우 1주일 동안 종이신문을 통해 기사를 본다는 비율은 2.5%에 불과하고 이에 소비하는 시간은 하루 36초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종이신문의 미래는 절망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디지털 매체는 정보를 가볍게 훑어보는 데에는 유용하고 효율적이지만 사회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집중을 요하는 부문에 대하여는 부적합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언론환경의 변화 속에서 종이신문인 해남신문은 장기적으로 어떠해야 하는지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해남군의 발전과 해남군민의 행복한 삶은 여전히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해남신문의 초심입니다. 해남신문은 우리의 미래와 지역의 현안에 대한 숙고와 성찰에 따른 공론화, 숙의민주주의를 목표로 지면혁신을 이루어 가겠습니다. 지방정부에 대한 건강한 감시와 심층취재를 통한 대안 제시, 지역의 주인인 군민들의 민주적 역량강화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삶에 유익한 깊은 정보의 전달과 해남공동체를 위한 사람중심의 따뜻한 해남신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경영적인 면에서는 디지털 유료 구독자 확보 방안과 구독료 인상도 신중히 검토하겠습니다.

코로나 사태와 농촌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축하광고와 명함광고를 통해 창간 30주년을 격려해준 모든 분들께 눈물겹도록 뜨거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남신문의 주인은 항상 군민과 독자 여러분입니다. 주인의 신뢰와 사랑이 가득하면 종이신문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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