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되면 시간을 내 가족들과 주로 해외여행을 떠났던 김성희(해남읍) 씨는 올해 휴가를 어디로 가야할 지가 고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해외여행은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국내에서 가족들만 머물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고 있다.

김 씨는 "올해 여름휴가는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유원지나 캠핑장을 찾아보고 있다"며 "가족들만 머물 수 있는 곳으로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전영욱(해남읍) 씨도 지난해에는 지리산으로 여름휴가를 갔지만 올해는 멀리가지 않고 가족들끼리만 머물 수 있는 풀빌라에서 휴가를 즐기는 계획을 짜고 있다. 두 자녀를 둔 최선호 씨도 지난 여름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갔지만 올해는 해남을 벗어나지 않고 집에서 머물거나 군내 송호해수욕장이나 대흥사 계곡 등을 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여름휴가를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 쌓여가고 있다. 사실상 올 여름 지역내 해외여행 수요는 전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남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족이나 모임에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수요가 많았지만 올 여름은 코로나19 여파로 예약이 전무한 상태다"며 "해외에 갔다 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것도 해외여행을 기피하는 원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들이 임시 운영 중단에 들어갔고 해남군내 마을에서 운영 중인 물놀이 시설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는 휴장키로 함에 따라 사실상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된 상황이다.

실제 북평면 동해리 물놀이체험장은 올해 휴장키로 했다. 동해리 물놀이체험장은 지난해 25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여름철 인기를 끄는 곳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휴장을 결정했다.

동해리 김치정보화마을 관계자는 "물놀이체험장을 휴장함에 따라 마을내 숙박 예약도 줄어들고 지역 상권도 침체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부득이 휴장키로 했다"고 말했다.

현산면 봉동마을에 위치한 구수골계곡(봉동계곡)도 계곡물과 지하수를 이용한 물놀이장이 설치돼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하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이 여름철 많이 찾는 강진군에서 운영하는 V랜드, 석문공원, 초당림 물놀이장도 물놀이 중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이 불가능함에 따라 올해 휴장키로 했다.

때문에 올 여름휴가는 해변과 휴양림, 캠핑장 등 밀폐된 공간과 혼잡한 곳을 피해 야외활동에 나서는 캠핑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중인 상황에서 점차 따분하고 답답함을 느끼며 외부활동을 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짐에 따라 최대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비교적 안전한 형태의 여행으로 꼽히는 캠핑 등 가족들끼리만 머물 수 있는 곳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가 최근 3개월 간 캠핑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트 및 침대용품, 캠핑 의자, 텐트 등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하지만 해남지역내 캠핑 시설이 부족해 캠핑 수요를 끌어당기기 쉽지 않은 상태다. 해남군에서 운영 중인 흑석산자연휴양림과 땅끝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을 할 수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