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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란진초] 특별교실에 유치원만 두 학급특별함에 특별함을 더한 '특별한 학교'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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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3  02: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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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생들이 여름 그리기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 학교 전경을 촬영하는 드론을 향해 학생들이 하트모양 포즈를 선보이고 있다.
   
▲ 1~2학년 학생들이 독서주간에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 방과 후 프로그램의 하나인 사물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 담임교사와 함께 달마산 등정에 나선 5학년 학생들.

특별함 묻어나는 특별교실

푸른빛 바다가 넘실대는 항구. 해남에서 가장 큰 규모에 물김과 전복으로 유명한 송지면 어란항을 품고 있는 어란진초등학교. 아담하고 예쁜 학교지만 정문에는 이순신 장군상이 마치 학교를 호위하듯 늠름한 자세를 선보이고 학교 건물에는 바다와 배, 갈매기, 등대 등이 그려진 벽화가 학생들을 맞이하며 그 특별함을 시작한다.

어란진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조선수군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주둔했었고 왜군의 출항 계획을 미리 이순신 장군에게 알려 명량해전의 승리를 안겨준 이른바 해남의 논개, 어란 여인의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학교 본관 건물을 지나니 '특별교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는 또 뭐가 특별할까? 1층에는 유치원, 2층에는 도서관과 6학년 교실이 자리하고 있다.

본래 도서관은 10여 년 전 음악실과 창고 등으로 쓰던 교실을 리모델링해 마련됐다. 그렇지만 워낙 낡고 비좁아 사용하기 힘든 환경에 처해 건물 신축이 시급했다.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비좁은데다 건물이 낡아 비까지 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귀어 인구가 갑자기 늘면서 유치원생이 17명에 달하다보니 두 학급으로의 증설이 필요했다.

이에 지역주민과 학부모, 학교 측은 유치원과 도서관 건물을 새로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고 교육당국을 설득해 10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새로운 도서관과 유치원이 포함된 건물을 준공했고 그 이름을 '특별교실'이라고 칭했다. 그만큼 소중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유치원에서는 원생들이 복도에 도화지와 물감을 펼쳐놓고 여름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손과 얼굴에 물감이 묻고 간혹 추상화인지 헷갈릴 정도였지만 바다와 고래, 하트와 태양, 꽃 등이 어우러진 특별한 그림이 탄생했다.

이다정 유치원 담임교사는 "시설이 현대화된데다 특히 넓은 유치원 복도로 인해 아이들 전체가 여기서 수업, 게임, 체육활동을 할 수 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책읽기와 등산은 기본

같은 날 특별교실 2층 도서관에서는 1~2학년 학생들이 학교 독서주간을 맞아 책갈피 만들기 수업을 가졌다. 어란진초는 독서가 기본이다. 등교하자마자 수업하기 전에 교사와 학생들이 독서시간을 갖는다. 또 독서주간을 정해 책갈피 만들기와 독서골든벨, 독서토론대회 등도 펼친다.

도서관에는 '단비 엄마'가 있다. 이 학교 3학년에 다니는 김단비 학생의 엄마인 이지민 씨가 도서관 봉사위원으로 매일 도서관에 나온다.

책 대출과 반납, 관리, 청소, 도서관 프로그램 보조까지 도맡아 하는데 아이들이 더욱 친근하고 편안하게 도서관을 찾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지민 씨는 "내가 좋아하고 특히 아이들하고 있는 게 즐겁고 좋아서 하는 일이예요"라고 말했다.

책갈피 만들기에 이어 1학년 교실에서 펼쳐진 1~2학년 독서골든벨 대회에서는 '남을 왜 생각해야 돼'라는 책을 주제로 펼쳐졌다. 학생들은 저마다 책을 4번, 또는 5번 읽었다고 하며 우승을 장담했고 정답이 불리어질 때마다 탄성과 환호성을 질러댔는데 20가지가 넘는 문제 속에 1학년 학생 2명이 공동우승을 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책읽기가 일상인 어란진초는 등산도 일상이 돼버렸다.

5학년 학생 4명은 한 달에 한 번 담임교사와 함께 등산을 간다. 거기에는 5학년 담임인 김광식 교사의 특별함 때문이다.

김광식 교사는 "올해 학교에 부임한지 4년째라 마지막 연도인데 학교를 떠나기 전에 추억을 더 쌓기 위해 등산체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며 "주말에 개인시간을 따로 내야 하지만 아들, 딸 같은 우리 아이들과 등산하는 시간이 제일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박서연(5) 학생은 "등산이 너무 힘들긴 하지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거라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한 번은 달마산을 오르는데 지나가는 아줌마들이 아빠가 다자녀를 이끌고 등산하는 걸로 알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휴 보기 좋네, 얘들아, 아빠 말 잘 들어라, 파이팅."

3대가 같은 학교에 다녀

어란진초의 특별함은 또 있다. 전교생 29명 가운데 23명이 할아버지, 아버지, 나 이렇게 3대째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 중에 두 가족은 현재 3남매가 학교에 다니고 있다.

3대는 물론 현재 3남매까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윤도명(5년) 학생은 "남동생이 3학년, 여동생이 2학년인데 학교에 같이 등교하니까 좋아요"라고 말했다.

윤도명 학생의 아버지인 윤재동 씨는 "명절 때 가족·친지들이 모이면 모두가 가족이기도 하지만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보니 학교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밝혔다.

박순규 교장은 "체육관이 따로 없고 교실이 부족해 체육이나 동아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관사가 많이 낡아 교직원들 복지에 애로점이 있지만 90여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특별한 학생들이 모여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며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하고 특별한 학교를 계속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어란진초 운동장은 천연잔디가 깔려있다. 유치원생도 축구에 참여할 정도로 축구가 인기다 보니 잔디가 무성할 틈이 없고 졸업생들까지 운동장을 방문해 축구를 즐긴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사물놀이, 창의블록, 플루트, 탁구, 손글씨가 있는데 거기에 축구도 포함돼 있다.

학교 한 켠에는 꿈 항아리가 10개 넘게 자리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것인데 15년 뒤에 열어보는 것으로 약속을 하고 해마다 6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이 자신들의 미래의 꿈을 써넣고 함께 묻은 것이다. 오는 2023년에 첫 항아리가 열리게 된다.

축구가 생활체육이 되고 꿈 항아리가 전통이 되어 넘쳐나는 학교.

어란진초의 특별함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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