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최근 50대 남성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여름철을 맞아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 남성은 하지 부종, 반점, 수포, 청색증으로 관내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호전되지 않자 광주에 위치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숨진 남성은 간경화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만성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당뇨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치사율이 30~50%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감염병이다.

대체로 7~8월 중 환자가 많이 발생하나 올해는 지난 5월에도 2명의 환자가 신고되는 등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추세이다. 예년을 보더라도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에 발생하기도 했다.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발생하고 있으나, 올해에는 추운 1월에도 비브리오균이 해수에서 검출되는 등 반드시 여름철에만 한정되지 않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금까지 전국에서 9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경기, 해남에 이어 지난 6일 경남 창원에서도 40대 남자가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졌다. 이 남자는 생선회를 먹고 구토와 설사 등의 증세를 보였으며, 만성 간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바닷물이 피부의 상처에 접촉했을 때 주로 감염된다. 비브리오패혈증 감염 시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 이후 24시간 이내 피부 병변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는 등 초동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비브리오패혈증은 예방수칙만 철저히 지키면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어패류를 요리할 때에는 장갑을 끼도록 하고, 도마나 칼 등은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어패류를 보관할 때도 섭씨 5도 이하로 유지하고, 섭취 시에는 85도 이상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여름철 대표적인 질병인 비브리오패혈증은 이처럼 예방수칙만 지키면 걸리지 않는데도 해마다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스스로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해에는 더 이상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자.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