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전문가 회의서 제시
하부단층 구조 등 연구 계속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 흑두마을 인근에서 한달여간 70여차례 지진이 관측된 것에 대해 기상청과 학계에서는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보기에는 성급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해남에서 발생한 지진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하부단층 구조 파악 연구와 함께 단기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필요시 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일 지진전문가 회의를 열고 최근 해남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연속 발생하는 원인과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남군 서북서쪽 21㎞ 지역에서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3일까지 75차례 지진이 관측됐다. 가장 큰 규모는 5월 3일 오후 10시7분께 규모 3.1이었다. 1.0 이상 3.0 미만 규모는 5월 22일(2.1), 5월 9일(2.2), 5월 2일(2.3), 4월 30일(2.4), 4월 28일(2.1) 등 5차례 관측됐다. 이외에는 모두 2.0 미만이다. 지난 24일부터 현재까지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인근 화원면과 문내면, 마산면, 영암군 미암군 등 4곳에 임시 지진 관측망을, 지하단층사업의 일환으로 부산대학교와 함께 8개 임시관측소를 해남지역에 설치해 정밀 관측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해남지역에서 관측된 지진의 정밀 재분석 결과 등이 공유됐다. 해남지역은 지난 5월 9일 2.2 규모의 지진이 관측된 이후 23일 1.4 규모 지진만 한차례 관측되는 등 잦아드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초기분석에서는 직경 1.2㎞내에 분포했던 진앙 위치가 정밀분석결과 약 500m의 작은 범위에 집중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깊이 20㎞ 부근에서 동남동-서북서 방향으로 지진 발생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속으로 발생한 지진이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발생 깊이 5~15㎞ 전후에 비해 다소 깊은 20㎞ 부근 지점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심층 논의한 결과 주변 지역의 지각 두께 변화, 주변과 다른 온도조건, 구성물질 등의 요인에 따른 통상적인 지진 발생 체계로, 한반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지진 현상임에 의견을 모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해남 지진 발생 위치가 좁은 범위에 분포해 단층의 크기 자체가 크지 않고 2013년 보령해역, 2019년 백령도 주변에서 이번 지진과 유사한 연속 발생지진 사례가 있었지만 해당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점, 지하 20㎞ 깊이에서 지진이 발생한 경우 지표면까지 전달되는 에너지는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보기에는 성급한 판단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경주와 포항 지진 등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국내 어느 지역이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남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부단층구조 파악 연구와 함께 단기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계속해 진행할 예정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명확한 발생원인 규명을 위해 중·장기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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