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우리 사회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드리며 신문 1면을 장식해 왔던 조국 사태가 일단락되었음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과 정치권 특히 여권과 명운을 건 한판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연초에 있었던 모 방송 TV 토론회에서 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간 입장이 판이하게 엇갈리며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참 재밌는 그림이었다. 두 사람 간 대립각.

이 방송 토론회의 주제는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였다. 이제 공영방송이나 종편과 같은 전통적인 TV 매체 시대는 저물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 넷플릭스, 아프리카TV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예전에는 좋든 싫든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TV로만 정보를 얻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기가 관심이 있는 콘텐츠를 골라서 보고 매체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실례로 젊은 층들이 TV 시청을 외면하고, 유튜브 시청자 연령층이 2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다양한 것은 더 이상 TV가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언급했다던 '해장국 저널리즘' 즉 자기에게 속 시원한 언론만이 진정한 언론이 되는 현실이다.

토론회는 이러한 플랫폼의 변화 속에서도 전통적인 미디어와 1인 미디어의 상생 방법에 대한 결론을 낸다. 전통적 미디어는 언론 본연의 자세, 즉 권력을 견제하고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기존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1인 미디어가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공정성, 형평성, 중립 이런 것들은 TV와 신문과 같은 전통 언론이 지향할 가치이지만 언론사가 갖는 구조적 관행들로 인해 이루기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언론을 보고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자기의 판단과 같이하는 언론만 찾아보면서 편향된 정보를 얻는 것 또한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찌 보면 몇십 년 동안 좌와 우로 나뉘어 진영논리를 대변하던 토론회를 뛰어넘어 두 진보 논객의 날 선 논쟁과 장외 격돌이 보여주는 생경함은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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