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 과정에 국민을 참여시키는 등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기 위해 열린다. 그만큼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18일 열린 도시재생 전략계획(안) 주민공청회는 주민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참석한 주민들에게 자료도 배부되지 않았고 주민들을 참여시키려는 홍보도 부족했다.

주민들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 알아야 질문을 하고, 알아야 관심을 갖고,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용역사는 PPT를 통해 도시특성과 여건분석, 주민 설문조사, 설정 권역 등 방대한 자료를 설명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넘어가는 설명에 주민들은 자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몇몇 참가자는 설명 도중 자료가 없는지 물어볼 정도였다.

설명회 등에 가면 자료가 없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일 열린 해남미남축제 평가보고회에서도 참석자들에게 자료가 배부되지 않았다. 이는 평가보고서가 군수의 치적이 될 수 있어 선관위에서 자료 배부를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공청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법에 의해 열린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주민들이 군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료가 제공됐어야 했다. 법으로 열도록 하고 있어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리만 만드는 요식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

용역사가 14개 읍면 이장단 회의에서 주민 설문조사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모마을 이장은 이장회의에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전략계획(안)에 대해서는 개회 당일 또는 개최 후 7일 이내 서면 등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은 무엇을 보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공청회는 홍보도 부족했다. 지난 3일 해남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주민공청회 개최 공고만 하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하지 않았다. 주민들과 모바일로 소통코자 운영 중인 '해남소통넷'에서도 공청회 관련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남군 홈페이지 일일주간 행사 안내에도 도시재생 공청회는 빠져있었다.

군이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주민주도의 계획 수립을 위해 운영한 해남군 도시재생대학 참가자들도 공청회 소식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할 정도였다.

도시재생은 지역주민이 마을을 떠나지 않도록 수십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홈페이지 등에 자료를 공개하고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도시재생 사업이 주민들과 소통 속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앞으로 주민참여를 강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