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진(즐거운 오감놀이터 우리들 놀꽃 대표)

 
 

어느덧 12월이 되었다. 물 흐르듯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나에게 올 한해는 전에 없었던 1년 이었다. 1월부터 쓰기 시작한 해남광장 글도 벌써 12월 마지막 글이 되었고, 문화소외지역 아이들에게 오감놀이체험과 다양한 놀이교육 기회제공으로 더 많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고자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으로 시작한 교육사업도 하반기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어 아이들과 함께 동반성장한 한해로 더욱더 감사한 한해였다.

2년 전 큰아이가 4학년 2017년 한해를 보내며 쓴 일기다. '2017년 12월28일 일기. 어느덧 마지막 2017년의 닭띠가 끝나가는 이날, 나는 이 해에 무엇을 하고 지나갔을까? 라고 나는 생각중이다. 난 이상하게 재밌고 신나는 마음으로 기억에 남아 있지만 뭔가 아쉬운 마음으로 기억 속에 있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 기억속엔 아쉬운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난 아직 많이 반성하고 있다. 한해가 이렇게 물 건너가면서 나는 무엇을 했나이다. 내년은 꼭 가능성과 목표 실천 알차게 보낼 것이다'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었던 아이가 한해를 보내며 아쉬운점을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생각할 만큼 성장하고 있었다.

성장하기 위해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자아개념이다. 자아개념은 극단적으로 자신의 성장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는 고정형사고방식과 자신의 성장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는 성장형사고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사회에서 원하는 미래인재상이 바뀌고 교육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으며, 의사소통 능력, 협동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등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가운데 그 중 성장형사고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 스스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쉽게 포기하기보다 끈기를 가지고 주어진 것들을 끝까지 해보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고 긍정적인 성취경험은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성장형사고방식을 갖게 하기 위해 필요한 궁극적인 조건이 있다.

첫번째 자율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아이를 자율적으로 키우는 것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자율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자녀를 방임하는 경우가 있다. 방임은 정해진 기준이나 원칙 없이 자녀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그대로 하게 놔두는 것이고, 자율은 정해진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며, 스스로 통제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행동에 대한 기준이 없으면 자신의 행동이 적절했는지, 자신이 문제를 해결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되고 늘 불안해한다. 아이들은 무제한적인 자유보다는 정해진 규칙과 기준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주되 선택에 따른 책임도 같이 주어야 한다.

두번째 독립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정신적인 독립은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한 인격체로 우뚝서게 하며 경제적인 독립은 경제활동을 하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졌다 하여도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아이가 가진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 부모가 믿고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면 아이는 끈기와 인내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장형사고방식을 갖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재이다. 건강하게 성장한 아이들이 해남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세심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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