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에 올해도 어김없이 특별기자회견과 시위가 벌어졌다. 농민들의 한 햇 동안 노고에 감사하고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잔칫날이 아니라 다시 길거리에 나서 권리를 찾기 위해 비바람 속에서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는 현실이다.

각박해진 국내외 현실에 올해는 개발도상국 지위포기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업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상생기금을 출연하게 되면 법인세 공제, 지정기부금 손금인정 및 일정 부분 절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유인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정부는 출연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및 현물 출연을 허용함으로써 제도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강제나 의무규정이 아닌 기업의 자발성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계성이 명확하다.

201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기금이 3년차인 올해 10월 기준 549억원에 불과해 목표액 3000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정부가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기로 한 계획은 기대난망이다.

고사해가는 농촌을 살리고 3농 유지를 위한 후계세대를 양성하기 위한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FTA로 이익을 얻은 기업이나 산업에서 자금을 거두어 농어업 등 손해를 본 다른 산업을 지원하자는 무역이득공유제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개별기업의 FTA로 인한 이득을 산출하는 것이 어렵고, FTA제도 덕인지 개별기업의 노력 때문인지 구별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가 100만가구 붕괴가 다가온 현실에서 정부가 농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무역이득공유제나 이에 준하는 재원확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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