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반영한 보완책 마련돼야
할인율 적정한지 평가도 필요

▲ 해남사랑상품권이 지난 4월부터 발행·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이용자의 편의를 증진시켜주는 정책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명현관 군수와 이순이 군의장 등이 해남사랑상품권 발행 선포식날 매일시장에서 직접 시연을 하고 있다. 해남군은 전국 최초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농민수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 해남사랑상품권이 지난 4월부터 발행·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이용자의 편의를 증진시켜주는 정책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명현관 군수와 이순이 군의장 등이 해남사랑상품권 발행 선포식날 매일시장에서 직접 시연을 하고 있다. 해남군은 전국 최초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농민수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싣는 순서|

① 고향사랑상품권 도입과 지역의 대응 방안
② 도입 1년 만에 3000억 규모 군산사랑상품권
③ 광양·보성사랑상품권 도입 10년… 실효는
④ 지역의 돈 유출 막는다, 태안사랑상품권
⑤ 무상복지수당 상품권으로… 모바일도 도입
⑥ 주민 호응 없으면 실패, 중단된 강화사랑상품권
⑦ 해남사랑상품권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언

 

▲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모바일 결제 QR코드.
▲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모바일 결제 QR코드.

일정한 지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성공적으

▲ 인천지역 지역화폐인 인천이음 카드형.
▲ 인천지역 지역화폐인 인천이음 카드형.

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애향심과 공동체를 위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희생만을 강요한 채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이는 정책이 보완되지 못하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국의 자치단체가 지역내 자본의 외부 유출을 막아 지역경기 활성화를 시키기 위해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지만 성공 시킨 지자체가 있는 반면 발행을 중단하는 등 실패한 지자체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4월부터 해남사랑상품권을 발행·유통하고 있는 해남군은 1일 최대 상품권 판매액이 1억원에 달하고 하루 평균 4000~5000만원이 판매되는 등 타자치단체에 비해 안정적으로 정착시켜가고 있지만 상품권 발행정책은 후발주자로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불편사항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 2014년 강화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3%(명절 등 5%) 할인혜택 등을 부여했지만 상품권 발행 효과에 비해 손실금과 제작비 등 운영비용 부담이 크다며 발행 3년7개월만에 상품권 판매를 중단한 인천시 강화군, 지난 2009년부터 보성사랑상품권을 발행했지만 할인혜택이 없어 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며 지난 2016년 판매를 중단한 전남 보성군,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카드형 광양사랑상품권을 발행했지만 잔액을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이용률이 낮은 광양시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모든 자치단체가 호응 속에 출발했음에도 주민들이 계속해 지역화폐를 이용하고 싶도록 하는 정책보완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군산시와 인천시, 경기도 등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자치단체는 지역화폐를 사용했을 때 주어지는 혜택과 함께 계속해 이용 편의를 높여주는 정책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9개월만에 910억원의 상품권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며 올해 3000억원 규모의 군산사랑상품권 발행을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상품권 구매시 적용되는 10% 할인과 사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군산형 페이백 시스템 등 소비자에게 그만큼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군산시민이 20만원 상당의 군산사랑상품권을 구입하면 2만원을 할인받아 현금 18만원만 내면 되고, 환전한 20만원의 상품권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첨부해 시에 제출하면 또 다시 2만원 상당의 군산사랑상품권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렇다보니 군산시민들은 상품권 구매를 위해 대행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군산시는 현재 지류형으로만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이용자 편의 증진을 위해 오는 9월부터 모바일형도 발행할 계획이다.

인천이(e)음 카드는 지난 5월에만 19만7000여명이 가입하고 현재도 신청자가 3만여명이 밀려있는 등 최근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데는 인천지역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사용액의 6%를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전자지역화폐로 일반 직불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인천이음카드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충전과 잔액 확인이 간편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만원을 사용하면 1만2000원이 캐시백으로 곧바로 적립된다. 인천시 서구의 경우 구에서 4%를 추가로 캐시백해줘 총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3억원 미만 가맹점은 추가 가맹 절차 없이 수수료율을 0%로 낮출 수 있어 신용카드 보다 혜택이 높아 호응을 얻고 있다.

군산시의 10% 할인은 정부 4%·시 6%, 인천시 서구의 10% 캐시백은 정부 4%·시 2%·서구 4%를 부담하고 있는 등 정부는 지역화폐 발행을 권장하면서 자치단체들은 정부의 지원에 추가 재정부담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할인율은 현금깡, 지자체 예산부담 등의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해남군도 정부의 지원에 따라 4% 할인율을 적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연간 400만원까지 2%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명절을 비롯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5%까지 특별할인행사를 갖는다.

150억원 규모의 해남사랑상품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해남군은 상품권 214만매 제작에 2억여원, 판매·환전 수수료 1억5000만원, 할인판매비용 2억5000만원(50억원에 대한 5% 할인시) 등을 비롯한 시스템 개발과 홍보비용 등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올해 상반기 국비 3억원과 도비 1억800만원을 확보했으며 하반기 국비 3억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할인율 적용에 대해 전문가와 타자치단체 사례를 검토한 결과 해남사랑상품권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착을 위해 상시 2%와 특별 5%을 적용하고 있다"며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 과도한 할인율은 반짝 판매량을 높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현금깡과 재정부담 등 악영향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은 상품권 발행 이후 지난 6월까지 5% 특별할인행사를 진행했을 때와 7월부터 2% 할인이 적용될 때의 차이 등에 대해 분석할 예정인 만큼 상시 2% 할인이 해남군 실정에 맞는 적당한 할인율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11일 기준 지금까지 발행된 해남사랑상품권은 55억4500만원이다. 지난 3일 기준 판매액은 55억2400만원으로 5% 특별할인행사가 끝나면서 8일간 판매액은 2100만원으로 줄었다. 농민수당과 공무원 복지포인트 등 정책발행분이 41억2200만원으로 74%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구매는 14억100만원, 단체구매는 2200만원이다.

해남사랑상품권은 지류형으로 1000원·3000원·5000원·1만원권 등 4종류가 발행되고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류형 지역화폐는 사용에 불편이 있다보니 확장성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지출형태가 현금에서 카드로 넘어가고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도 간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류형 발행은 자칫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해남사랑상품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판매대행기관을 직접 방문해 구입해야 하며, 가맹점 역시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판매대행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카드·모바일형으로 변화 모색돼야
전통시장 이에 맞는 시스템 필요

또한 해남사랑상품권은 80% 이상 사용했을 때에만 잔액을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고 전통시장과 택시 등에서의 이용편의를 위해 1000원, 3000원권 등 소액권이 발행되고 있지만 오히려 혼선을 빚기도 한다.

주민 A 씨는 "1만원권 해남사랑상품권으로 결재하는 과정에서 거스름돈 문제로 몇 차례 다툼이 있었다"며 "현금도 잘 가지도 다니지 않는데 여러 종류의 상품권을 가지고 다니기 불편해 해남사랑상품권을 한번 구입했다가 이후로는 구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같은 환전 등에 따른 불편을 없애기 위해 카드와 모바일 형 상품권 출시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 현재 인천시와 경기도 등은 지류형 뿐만 아니라 카드형, 모바일형 등 다양한 지역화폐를 발행하며 이용편의를 높이고 있다.

정책발행분으로 청년기본수당을 경기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경기도는 수당을 체크카드 등의 형태로 지급하고 있고 군산시는 모바일형 발행을 준비 중이다. 카드형과 모바일형은 지류형 상품권 제작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농촌지역 특성에 맞춰 우선 지류형으로 발행했으며 카드와 모바일 형태의 발행도 추진 중에 있다"며 "예산절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 중인 지역화폐 플랫폼 개발 용역을 마치면 이 시스템을 활용한 도입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정한 지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의 정착을 위해서는 지역내 상가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맹점 확보가 담보돼야 한다. 특히 가맹점주의 친절이 중요하다. 현재 등록된 가맹점은 식당, 옷가게, 이미용실, 병의원, 철물점, 약국, 주유소, 택시 등 2143개소다. 지난 4월 상품권 발행 선포식 당시에는 1784개소로 398개소가 늘었다. 판매·환전 대행점도 7개 기관 28개 지점에서 9개 금융기관 35개 지점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군내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농민수당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면서 상품권 이용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일부 상가에서는 상품권 손님만 있다는 푸념 아닌 푸념도 나오고 있다. 해남사랑상품권은 카드결제로 인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혜택이 있지만 상품권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현금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일부 상가들이 있는 것. 상품권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이며 군은 올해 15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인 만큼 상품권 고객을 유치코자 하는 상가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군산시의 경우 상품권을 이용해 이동전화를 구입할 경우 구매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일부 미용실에서는 상품권 이용 시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상품권 이용 현수막이나 배너 등을 자체 제작해 홍보하며 상품권 이용을 유도하며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해남사랑상품권은 현금과 같아 현금영수증 발급이 가능하지만 해남지역 전통시장의 경우 대부분 이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해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남사랑상품권도 카드와 모바일 형태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한 전통시장의 결제방식 개선도 필요시 되고 있다. 군은 전통시장 내 카드리더기가 없는 영세상인들을 위해 올해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원할 계획이다.

해남군은 상품권 발행에 따른 혜택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농수축협 경제사업분야(하나로마트, 비료·사료·농약 판매소, 농협주유소 등) 등에는 가맹점 등록을 제한해 갈등도 빚고 있다. 특히 면지역을 중심으로 하나로마트 이용이 많고 농민들의 경우 대부분 농협 조합원으로 농협의 주고객이다보니 농협에서의 이용을 원하고 있으며 농축협측도 사용 제한으로 기존 고객까지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농수축협 경제사업 가맹 여부 논란
해남군 추이 보며 검토해 나갈 계획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타자치단체의 사례를 보면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하나로마트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상품권 발행 취지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에 맞지 않는다며 사용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인천시 강화군의 경우 당초 농협 하나로마트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용률 분석 결과 하나로마트에서 40% 가까운 이용률이 나타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취지서 벗어난다는 지적에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강진군 등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역화폐의 80%가 농수축협 경제사업분야에 사용돼 영세소상공인을 위한 취지에 어긋나 가맹점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한은 소비자에게도 상가에 대한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농수축협 경제사업분야에 대해 언제까지 가맹점 가입을 제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만큼 소상공인들은 상품권 고객 확보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전통시장내에서도 타지역에 주소를 두고 장날만 해남에서 영업을 하는 일부 상인들까지 해남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해 줘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군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한을 두면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서는 상품권은 지역내에서 돈이 돌도록 하기 위해 발행되지만 외지상인들은 해남에 세금도 내지않고 수익만 얻어가는 만큼 제한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남군은 전통시장에서 장세를 내는 상인은 가맹점에 등록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해남지역내 개인택시는 상품권 가맹점에 등록한 반면 회사 택시는 등록하지 않고 있는 등 가맹점 등록이 되지 않은 곳도 있어 꾸준히 가맹점을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해남군은 지속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상품권 안내책자를 배부해 홍보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군은 해남사랑상품권 유통활성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해 나갈 계획인 만큼 지역공동체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참여가 중요한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기업들의 자체 시상금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이 같은 상품권 활성화 캠페인이 릴레이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군에서 지원하는 각종 복지 관련 수당과 시상금 등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의 경우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지난해 광양사랑상품권 35억원 어치를, SNNC는 설 명절을 앞두고 5300만원 어치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등 시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보성군은 명절 부모님 용돈과 자녀 세뱃돈을 보성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전용봉투를 제작해 배부하기도 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이음카드 활성화를 위해 인천이음카드 기능을 탑재한 사원증을 제작해 사용하고 있으며 인천지역 중고등학교 학생 1만6000여명에게 인천이음카드 학생증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등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내 기관과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한편 전라남도도 전남지역 지역화폐로 전남새천년카드를 발행할 계획인 가운데 자칫 도내 시지역으로 소비가 몰릴 수도 있는 만큼 경기도나 충남도와 같이 해당 시군내에만 유통 가능한 광역 지원 모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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