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보도연맹 합동추모탑
유가족, 십시일반 모아 건립

▲ 해남보도연맹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추모탑 준공식이 해남광장에서 열렸다.
▲ 해남보도연맹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추모탑 준공식이 해남광장에서 열렸다.

해남보도연맹 희생자 합동추모탑 준공식이 지난 13일 해남광장에서 열렸다. 한국전쟁 당시 국가폭력에 의해 갈매기섬으로 끌려가 살해당한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탑이 사건발생 69년 만에 건립된 것.

김영자 한국무용가의 '젊은 우리들의 생애를 한탄한다'란 한국무용 공연을 시작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명현관 군수, 이순이 군의장과 군의원, 보도연맹사건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해남보도연맹 희생자 합동추모탑은 해남보도연맹 추모탑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오길록)가 건립했다.

이날 오 위원장은 "69년 전 갈매기섬에 끌려갔다가 총을 빗맞아 살아 돌아온 박상배 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섬에 찾아가 유골을 찾아온 기억이 떠오른다"며 "진실화해위원회는 뒤늦게 2009년에야 무고하게 희생된 해남 보도연맹원 가운데 74명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아직도 미신청자, 미소송자들이 많은 만큼 하루 빨리 특별법이 제정돼 이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병남 운영위원의 비문낭독, 오혜정 여성위원의 경과보고, 위안의 인사, 조사 등에 이어 김연화·오은숙 씨의 국악공연 등이 진행돼 억울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합동추모탑 비문에 따르면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해남의 352명의 보도연맹원들은 7월 16일 진도 무인도 갈매기섬으로 끌려가 처참하게 희생됐다. 또한 7월 22일부터는 희생자 가족들도 붙들려 화산면 해창리 등지에서 무참하게 희생됐다.

이분들이 남북분단의 이승만 정부에 의해 강제로 보도연맹에 가입돼 통제받다가 한국전쟁 시기 불법체포돼 억울하게 희생당한 것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뒤늦게 2009년에야 무고하게 희생된 해남 보도연맹원 가운데 74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참상의 진실을 규명했다. 이에 후손들은 애끊은 심정으로 추모탑을 세워 억울한 희생자님들의 넋을 경건하게 추모하고 애뜻하게 기린다고 적혔다.

유족들과 관련 단체에서는 최소 350여명에서 최대 7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는 갈매기섬 희생자 73명에 대해서만 피해사실을 인정했고 이후 49명만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배상금을 받았다.

추모탑 건립비용은 해남보도연맹 49명의 유가족 대표들이 승소액의 1%씩 6000여만원을 모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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