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지역사랑상품권이 우리 동네를 바꾼다
5. 종이·카드·모바일 다양… 복지와 지역경제 선순환청년기본수당 등 복지정책 연계
소비자·상가 이용편의도 증가해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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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1  1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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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가 지난 4월 10일 수원시 남문시장에서 경기지역화페 발행을 기념해 배우 김민교와 경기지역화폐 체험 데이트 행사를 가졌다. 경기도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자치단체별 카드형 지역화폐. <경기도청 제공>
   
▲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4월 19일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 사용 시연행사를 갖고 상품권 홍보에 나섰다. <성남시청 제공>
   
▲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과 가맹점 결제 QR코드.

|싣는 순서|

① 고향사랑상품권 도입과 지역의 대응 방안
② 도입 1년 만에 3000억 규모 군산사랑상품권
③ 광양·보성사랑상품권 도입 10년… 실효는
④ 지역의 돈 유출 막는다, 태안사랑상품권
⑤ 무상복지수당 상품권으로… 모바일도 도입
⑥ 주민 호응 없으면 실패, 중단된 강화사랑상품권
⑦ 해남사랑상품권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언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4월 19일부터 스마트폰 앱 등 모바일을 이용한 성남사랑상품권 발행을 시작하며 또 다시 지역화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전국적으로 각 자치단체가 지역내에서 돈이 도는 선순환 구조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발행·유통하고 있는 가운데 지류형과 카드형, 모바일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곳은 성남시가 최초다. 소비자로서는 자신의 소비행태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아지게 됐으며, 상인들로서도 환전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돼 편의성이 높아졌다.

특히 해남군이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농민수당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면, 성남시는 청년들의 지역내 정착을 위해 전국 최초로 청년기본수당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등 무상복지수당을 지역화폐와 연계하며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역화폐를 도입한 일부 자치단체가 발행액 등이 저조하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종 수당과 연계해 일정규모 이상의 지역화폐를 꾸준히 유통시킨다는 것은 복지정책이 수혜당사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지역의 상권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더해 지역공동체를 공고히 다지게 된다.

성남시의 지난해 말 기준 인구수는 95만여명에 달하지만 서울특별시와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상 지역내 자금의 유출이 심각하고 대형마트·백화점 등으로의 소비가 집중되자 지역의 전통시장과 영세 상점가 등 골목상권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성남시는 지난 2006년 말부터 성남사랑상품권 발행을 시작했으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접목해 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상품권 가액 액면금액의 6%을 할인 받아 구입할 수 있다. 개인은 1일 10만원, 월 50만원, 단체는 월 100만원까지 할인 구입할 수 있고 현금과 신용카드로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발행 초기 규모는 연 100여억원 정도로 공무원 중심 등 아는 사람만 아는 수준에서 확산되지는 못했다. 이에 성남시는 지난 2016년부터 시에서 지급하는 복지수당을 성남사랑상품권과 연계하면서 청년도 지원하고 골목상권 회생에도 나섰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 3대 무상복지정책을 시행하면서 청년기본수당(청년배당)과 산후조리지원금, 성남시 생활임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청년기본수당은 청년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돕고자 성남시내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연 100만원(분기별 25만원)을 성남사랑상품권(정책발행카드)으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청년기본수당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후 지역화폐의 유통량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시 성남농협은행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33억원이던 성남사랑상품권 판매량은 2016년 249억원으로 116억원(87%) 증가했다. 성남사랑상품권은 성남시내 전통시장과 서점, 학원 등 가맹 점포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보니 유통량 증가는 자연스럽게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청년기본수당 시행 이후 전통시장과 음식점에 치중됐던 업종들도 청년층에 맞춰 동네서점, 문구점, 화장품, 영화관, 학원 등이 추가로 가맹점에 등록해 지난 2015년 5277곳이던 가맹점도 2016년 7100곳, 2017년 7679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온라인 등을 이용해 상품권 깡이 이뤄지는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한다.

성남시 유통행정팀 관계자는 "사업초기에는 사용 용도를 몰라 온라인상 판매가 이뤄지는 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중고 거래 사이트 운영자들과 협조해 1년 9개월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온라인 거래가 자취를 감춘 이후 부당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책발행분 반드시 3년 내 사용토록
소비자·상인 은행가는 번거로움 없애

성남시는 정책발행으로 지급되는 지역화폐는 반드시 3년 안에 사용토록 하고 환불은 하지 않는다. 반드시 지역내에서 소비하라는 취지로 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발행금 전액이 지역경제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100억원이 발행되면 모두 지역경제에 흡수되는 구조다보니 지역화폐 발행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남시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휴대폰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전국 최초로 구축했다. 성남시는 한국조폐공사와 협약을 맺고 공사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모바일 상품권 사용 플랫폼을 적용했다. 소비자들이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성남사랑상품권 가맹 점포별로 고유 QR코드를 발급해 주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가맹점의 QR코드를 찍고 사려는 물건 금액을 입력한 뒤 지문이나 간편비밀번호(PIN)로 인증하면 결제가 끝난다.

소비자는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 앱인 '착(CHAK)'을 깔고 자신의 계좌를 연계하면 직접 상품권 판매처에 가지 않아도 가상계좌 이체를 통해 6% 할인된 금액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 가맹점주는 가맹점 앱을 통해 결제 여부와 함께 돈이 입금됐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역화폐의 현금 전환을 위해 은행에 방문할 필요 없이 자신의 은행계좌로 결제금액이 자동 입금됨에 따라 기존 지류와 카드형보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이득이 크다고 한다. 카드 결제와 달리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없다.

성남시 서현동 한 상가에서 만난 주부 A 씨는 "6% 할인혜택이 주어져 이전에는 가끔 종이상품권을 구입했는데 은행을 가는 것이 번거로워 자주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스마트폰 앱으로도 6%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어 불편함이 사라져 좋다"고 말했다. 서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종이 상품권은 현금과 같아 카드 수수료 부담은 없지만 은행에 가져가 환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모바일은 연결된 계좌로 바로 입금되고 카드 수수료는 없어 자영업자로서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인 금호행복시장 상인은 "우리 가게는 종이, 카드, 모바일 3가지 모두 가맹점에 등록했다"며 "상품권이 하루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1090억원으로 아동수당이 657억원(체크카드 상품권), 청년기본수당 129억원, 산후조리비 24억원, 일반판매 280억원 등이다. 성남시는 올해부터 첫째아와 둘째아에 대한 출산장려금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성남시의 지역화폐와 3대 무상복지 정책은 경기도로 이어지는 등 도내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모든 시군에 지역화페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를 경기지역화폐로 명명했다. 경기도는 시군의 발행 형태와 무관하게 발행비용, 할인료, 플랫폼 이용료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시군에 보조해주며 자체적으로 별도의 지역화폐를 발생하기 보다는 각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용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한다.

경기지역화폐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 2종류로 나뉘며 각 시군의 상황에 따라 지류형, 카드형, 모바일형으로 발행된다. 국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일반발행은 시군에 따라 할인혜택(6~10%)에 차이를 보인다. 정책발행은 청년기본소득, 산후조리비 등 정책과 연계돼 지급되는 상품권이다. 이천시에 사는 청년이 청년기본소득을 신청하면 이천사랑상품권으로, 수원시에 사는 임산부가 산후조리비를 신청하면 수원사랑상품권으로 복지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경기지역화폐는 복지와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경기도내가 아닌 각 시군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지역화폐의 발행 의미를 높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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