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지역사랑상품권이 우리 동네를 바꾼다
4.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지역의 돈 상품권으로 막는다태안군 관광지 특색 살린 활성화
피서철 앞두고 기업들 집중 구매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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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1  17: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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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사랑상품권 유통을 시작한 지 17여년이 지난 태안군, 상품권 유통 초기 보다 이용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인근 도시로의 지역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태안군은 상품권 이용 활성화를 위해 군청 홈페이지에 지역별 가맹점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인터넷 직거래 등을 통한 현금깡 등 부정유통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싣는 순서|

① 고향사랑상품권 도입과 지역의 대응 방안
② 도입 1년 만에 3000억 규모 군산사랑상품권
③ 광양·보성사랑상품권 도입 10년… 실효는
④ 지역의 돈 유출 막는다, 태안사랑상품권
⑤ 무상복지수당 상품권으로… 모바일도 도입
⑥ 주민 호응 없으면 실패, 중단된 강화사랑상품권
⑦ 해남사랑상품권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언

해남읍에 거주하는 A 씨는 2주에 한 번 꼴로 자녀를 데리고 목포나 광주에 있는 키즈카페를 다닌다. 키즈카페에 갔다 오는 길에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하는 등 소비의 상당 부분을 목포에서 지출하고 있다.

충청남도 태안군도 해남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태안군과 맞닿아있는 서산시로 지역의 소비가 빠져나가는 것. 서산시와 태안군은 현재는 행정구역이 분리돼 있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같은 자치단체였다. 이렇다보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집과 땅, 자녀교육 등으로 태안군 공무원 절반 정도는 서산시에 거주하는 등 지금도 실제 생활권역은 행정구역 분리와 무관하게 통합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로망이 잘 갖춰져 태안군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이면 서산시내를 갈 수 있고 태안의 물가가 서산에 비해 비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어 태안군도 해남과 마찬가지로 인근 도시권으로 소비를 빼앗기고 있다.

때문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태안군은 지난 2001년 태안사랑상품권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2002년부터 태안사랑상품권을 발행·유통하고 있다.

태안군은 해남과 같은 지류형으로 5000원권과 1만원권 2종류를 발행하고 있으며 구입은 농협은행 군청출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주민들에게는 월 30만원 한도에서 3% 할인 판매하고 있다. 단 태안군수가 구입하는 상품권은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다.

태안사랑상품권은 첫 발행 이후 7년여 만에 152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4월까지 400억4900만원이 판매됐다. 태안군 인구수는 지난 2월 기준 3만1623세대 6만3026명으로 해남군보다 1만여명이 적다.

태안사랑상품권 가맹점은 지난주 기준 2643곳이다. 태안군은 주민들이 태안사랑상품권에 대한 정보와 가맹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자 홈페이지에 상품권 정보를 올려놓고 있다. 특히 8개 읍면별 가맹점과 업종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태안군은 각종 단체의 선물용품이나 체육대회 등 행사시 시상품으로 태안사랑상품권을 이용해 줄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공무원은 5급 이상은 월급의 5만원을, 5급 미만은 월급의 3만원을 비롯해 당직수당 5만원도 상품권으로 지급받는다.

또한 올해부터 태안군에 전입 온 세대에 대한 지원금도 당초 태안사랑상품권 1만원에서 5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이와 함께 명칭 공모 등 태안군에서 실시하는 공모사업의 시상금도 태안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역경제에서 수산업과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태안군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태안사랑상품권 지급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태안상권을 살리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준비한 태안거리축제에서는 그날 하루 가장 많은 물건을 구입한 고객을 선정해 기념품과 태안사랑상품권을 선물로 증정했다. 또한 몽산포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캠핑축제 참가자들에게 태안사랑상품권을 나눠줘 캠핑에 필요한 용품과 음식 등을 태안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피서철을 앞두고 태안군내 각 기업체 등에서 태안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품권을 집중 구매해주면서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12월 기름유출사고 이후 침체 일로를 걷던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50억원 이상의 상품권을 구입, 회사 직원들의 휴가비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상품권 유통량이 급속히 늘어났다. 태안사랑상품권을 가지고 있는 외지 사람들의 소비를 촉진코자 농업회사법인 등은 인터넷으로 태안특산물을 구입할 때 상품권으로 결재 받고 있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상품권 판매 초기만 해도 전체 판매액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공무원 비중이 각급 기관과 단체, 개인 등의 구입이 증가하면서 90% 정도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관광패턴이 해수욕장에서 워터파크와 민물놀이터 등으로 변화하면서 태안을 찾는 관광객도 감소하고 태안사랑상품권 유통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통된 지 17년여가 지나면서 상품권 사용에 대한 지역내 분위기도 침체돼 있었다.

태안수산시장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요즘에는 많아야 하루에 3장(태안사랑상품권 3만원) 정도 들어오는 것 같다"며 "상품권은 총매출의 5%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면읍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B 씨는 "에전에는 태안사랑상품권을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태안사랑상품권을 매년 발행되고 있지만 B 씨는 지난해까지만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기도 했다.

특히 태안사랑상품권은 태안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보니 일부러 태안을 찾아오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어 소위 상품권의 액면가격의 일부를 할인해 판매하는 '현금깡' 등 부정유통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안군은 태안사랑상품권을 문화상품권이나 현금교환, 할인 등 부정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가맹점을 취소하는 등 올바른 사용을 당부하고 있지만 부정유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금깡 우려 현실 부정유통 막아야
유효기간 연장해 상품권 사용토록

태안신문 김동이 기자는 "기름유출 사고 이후 지난 2008년부터 삼성중공업과 하청 회사 직원들이 수년째 상품권으로 휴가비를 받아 태안에서 사용토록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컸다"며 "하지만 4~5년이 지난 후부터는 직원들이 태안으로 내려오지 않고 상품권을 인터넷 등에서 현금으로 깡을 하는 사례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에 태안사랑상품권을 검색하면 1만원의 태안사랑상품권을 8500원 등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볼 수 있었다.

태안사랑상품권 유효기간은 5년으로 지정·운영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금전적 손해를 입는 일도 발생해 해남군 역시 이용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태안군은 상품권 구매자 중 원거리 거주자가 많아 유효기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2008년 6월 이후 발생돼 2013년 6월까지만 사용가능했던 상품권에 대해 2018년 8월 30일까지 연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유효기간이 지난 미회수 금액은 23억여원으로 파악됐다.

김 기자는 "태안군도 고령화가 심각해 여전히 현금 사용을 선호하고 있어 상품권이 화폐처럼 정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태안군내 공기업도 태안군청 공무원처럼 월급의 일정부분을 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에서 사용토록 하는 등 방안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가 지역경기 회복을 위해 앞다퉈 지역화폐를 발행·유통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도 활성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충남도가 발행할 예정인 충남 지역화폐는 도내 전역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해당 시군내에만 유통 가능토록 하는 광역 지원 모형을 채택했다.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를 발생해 도내에서 사용토록 할 경우 특정 도시지역으로 소비가 몰릴 수밖에 없어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역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때문에 전라남도 지역화폐인 새천년상품권 발행을 준비하는 전남도에 충남도에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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