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대원 모두 길 잘 몰라
소방인력 16%만 해남 거주

해남소방서가 화재 신고를 접수했지만 출동 대원들이 길을 잘 찾지 못해 화재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소방인력의 잦은 인사이동과 지역 출신 소방대원이 부족하다는 구조적 문제점까지 불거지고 있다.

해남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저녁 7시 44분 해남읍 남외리 혜화빌라 앞 골목길 쓰레기 적치 장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돼 해남소방서에서 출동지령을 받고 1분 뒤에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화재 현장에는 13분 뒤인 저녁 7시 57분 도착했다.

불이 난 곳은 해남소방서에서 5분 정도 되는 거리로 당시 저녁 시간으로 교통량이 많고 왕복 1차로 도로도 많아 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출동시간이 많이 걸린 상황이다.

최초 신고자인 A 씨는 "소방차가 현장으로 오는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시간이 늦어졌고 출동대원들에게 실제 확인해보니 해남 출신이 아니라고 했다. 큰 불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위급상황이나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면 큰 피해가 날 뻔 했다"고 말했다.

해남소방서 측은 "교통량 등 도로 여건상 가는데 8분이 소요됐고 지령 단말기 정보에 따라 화재현장을 찾아갔지만 위치 정보가 50m 반경으로 뜨는 시스템이어서 당초 화재현장인 혜화빌라 50m 앞에 도착해 불이 난 장소를 찾느라 추가로 5분을 소요하면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출동대원 중 운전대원은 해남소방서 완도안전센터에서 지난달 발령받은 대원이고 진화대원 두명 중 한명은 지난달 신규발령받은 대원이며 다른 한명은 지난해 11월 목포소방서에서 발령받아 해남 출신이 없는 것도 맞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소방인력의 경우 인사이동이 잦은데다 3년 순환근무로 지원자가 있으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해남의 경우 정주여건이나 거리가 멀어 이른바 기피 관서로 지원 근무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남소방서에 따르면 해남지역(해남읍, 송지면)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구급대원과 진화대원, 운전대원 등 출동대원은 모두 114명으로 이 가운데 해남에 거주하고 있는 대원은 전체의 16%인 1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남출신과 해남거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남소방본부와 해남소방서 측은 "해남안전센터 근무자를 해남출신으로만 뽑는 지역제한 채용의 경우 형평성과 차별 논란에 지방공무원 채용과 관련한 규정에도 어긋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대원들에 대한 지리 숙지와 불시 훈련 등을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초, 1분을 다투는 긴급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민생과 직결되는 업무인 만큼 최소한 현장 출동조 가운데 한명은 해남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을 포함시키거나 이른바 기피 관서 근무자에 대한 우대나 승진 점수 확대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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