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주부)

 
 

지난 12월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해남군청 신청사 설명회'에 다녀왔다. 1부 행사로 제법 유명한 변호사가 생활법률을 강의했다. 그이는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행복한 분은 손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변호사의 다음 말은 "그럼 행복하지 않은 분 손들어주세요"였다.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러자 그는 "그럼 여러분은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규정해 놓은 헌법 10조를 위반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멘트가 재미있었지만 웃고 말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올해의 대표적인 화두 중 하나인 미세먼지 앞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람도 자동차도 공장도 많은 대도시에나 어울릴 것 같은 미세먼지가 우리 지역과 같은 농어촌지역에도 연일 이어지며 심각한 영향을 끼치면서 우리의 하루하루를 지배하며 삶의 질을 위협하는 사회재난으로 간주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활짝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행복을 누리고 싶지만 뿌연 먼지로 가득한 창밖의 풍경이 여러 날 창문을 닫아두게 한다.

신청사 설명회에서는 관계자의 설명 이후,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참석자들은 주차문제와 교통정체에 대한 걱정 어린 질문들이 있었다. 담당자들은 부근에 공영주차장을 만들려고 부지를 확보해 놓았다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청사를 지하1층 지상 7층의 군민 문화·복합 행정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그들은 주차문제를 단독의 문제로만 여기고 있는지 아니면 복합적으로 주차, 교통의 원활한 흐름, 그리고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문제로 여기고 있는지 궁금하다.

봄에 많이 부는 황사와 달리 미세먼지는 계절과 상관없이 일 년 내내 날카로운 촉각을 세우게 한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요소는 많지만 배기가스도 그 중 하나다. 초, 중, 고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등교 차량이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통량이 많은 옛 광주은행 사거리나 우체국 사거리는 물론 곳곳에서 차량 정체를 경험하는데 신청사를 짓는 과정뿐만 아니라 이전이 완료된 후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는 완성되었을까? 그 불편함이 그대로 군민들이 감수해야 할 몫으로 남겨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차량 통행이 많으면 교통 정체를 일으키기도 하고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배기가스를 많이 방출하게 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감기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질환, 피부 및 안구 질환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공식적인 발표가 국내에서는 없지만 어쩌면 곧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쓰고 거리를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뭐든지 해야 할 때가 바로 '아직은…'이라고 느끼는 지금아닐까? 차량 통행을 줄이기 위한 방안과 주차문제도 외곽에 커다란 주차장을 확보해 놓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그러나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는 정부 단독으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충청북도는 미세먼지 관리대책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바로 '나'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차보다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도 미세먼지 발생에 한몫하므로 절약을, 높지 않은 곳은 승강기 대신에 계단을 이용할 것을 다짐해 본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