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올해도 연말이 되어 '가는 한해'를 뒤돌아 본다. 언제나 그래왔듯 즐겁고 아름다운 한해가 아닌 후회와 회한이 넘쳐난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생활은 개인의 처지와 노력에 더하여 사회와 국가의 상황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난 1년은 역사적인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일단 전쟁의 위기를 벗어나 모든 국민의 염원인 생명 평화의 새로운 희망이 솟아났던 한해였다.

촛불혁명의 또 다른 중요한 명령은 보통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열심히 살면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데 있었다.

우리사회의 사회 경제적 기반을 장악하고 있는 구체제 기득권세력의 저항과 정부의 준비부족과 무력함으로 사회경제적 혁신은 더디어 촛불시민들의 실망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국회의 정쟁과 경제민주화의 후퇴에서 보듯 현행 헌정질서의 존중이라는 촛불혁명의 평화성이 경시되면서 제도적 개선이나 사회경제적 혁신에 있어 촛불정신이 무시되고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의 정치현실은 독식이 가능한 소선구제와 수구 세력이 과반을 차지하는 국회의 권력구도와 직접 연결된다.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한 현정권이 보통사람들을 위한 정부인지 아니면 기존의 기득권 세력과 타협하는 어정쩡한 민주정부인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우리는 이러한 중앙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온전한 자치 및 분권의 실현과 균형발전의 지방정치 없이는 언제나 우리 보통의 지역민들은 주권자로서의 존엄성과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를 실현할 수 없는 주변인으로 머물 수밖에 없다.

나무와 숲을 함께 봐야 산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중앙의 정치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지방이 없으면 중앙이 없고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보통사람들의 행복은 지방 자치와 분권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촛불정신을 되새겨 봐야 한다.

지역에서는 자치와 분권을 위한 우리 모두의 능력을 키우는 민치의 시대로 가야 한다. 보통의 군민들이 참여하고 토론하고 숙의하고 성찰하는 경험을 통하여 군민들 스스로 책임 있는 결과를 만드는 과정이 요구된다.

최근 들어 지역 시민사회에서 한반도의 생명 평화 실현을 위한 통일 트렉터 품앗이 운동과 자치와 분권에 대한 높은 관심은 나무와 숲을 균형 있게 보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런 운동이 군수 공백에 따른 지역사회의 낙후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결과로 새로 출발한 지방정부와의 협치로 나라의 발전과 지역을 살리는 출발이 되어야 한다.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정신으로 지역발전과 군민들의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한 지역자치능력의 향상으로 발전해야 한다.

내년에는 개인의 새해 결심이 '1년만 살게 된다면'이라는 절실함으로 사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듯 우리 해남도 새로운 발상과 실천을 하지 않으면 지역이 완전히 죽는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경구를 생각하는 연말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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