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로 등록 후 다른 업무
차량기사 입원중에도 출근으로

일부 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해 보육기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철저한 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남 A 면 B 어린이집에서 불법 운영이 수년동안 이뤄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어린이집은 원장 아내를 보육교사로 등록해놓고 보조금으로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육교사 업무는 제대로 하지 않고 사무실 관리와 상담, 원아모집 등의 업무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원장 아들을 시급제로 어린이집 운전기사로 채용해놓고 병원입원일과 출근일이 겹치는데도 일을 한 것으로 둔갑시켜 인건비를 그대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제보를 바탕으로 해남군이 자체 점검과 감사를 통해 최종 확인했다.

해남군은 어린이집 동의를 얻어 최근 한달동안의 CCTV를 확인한 결과 보육교사로서 하루 8시간 근무를 제대로 지킨 날이 하루도 없었으며 20일 정도는 보육실에 아예 없었고 며칠 머물렀던 날에도 몇분이나 몇시간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장 아내가 수십년 동안 일을 해왔고 CCTV보존기간이 60일 밖에 불과한데다 한달치만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불법운영이 상당기간 이어져 왔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 8월까지 시급제로 고용돼 차량 기사 일을 했던 원장 아들은 병원에 입원할 때도 출근한 것으로 둔갑시켜 인건비가 지급됐는데 조사결과 병원입원일과 출근일이 겹친 것이 16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과 간식이 부실하고 마트와 거래 과정에서 일부가 현금화되고 물품이 사적으로 사용됐으며 회계업무상 문제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군 감사에서 확인이 어렵거나 그런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남군은 원장 아내의 경우 가장 먼저 출근을 해서 원감 역할을 한 것이어서 아예 출근도 하지 않은 것과 차이가 있어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보육교사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어서 행정처분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또 원장 아들의 인건비에 대해서는 부당하게 지급된 부분에 대해 반납하도록 하고 이 금액을 어린이집 운영회계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초 이 문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는 보육교사 일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보조금을 챙겨간 셈이어서 명백한 횡령이라고 주장하는 등 해남군의 조사와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어린이집과 해남군을 수사기관에 고발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 어린이집은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100여가지 평가지표를 통해 안전하고 질 높은 보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받아 올해에만 교재교구비 지원은 물론 도비와 군비로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 수당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평가인증제도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해남군은 정부에서 이뤄진 일로 부정한 방법으로 인증을 받았거나 관련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등에 해당되면 평가인증이 취소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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