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새날문화축제가 열린 마산초등학교 용전분교장. 학생들이 그동안 방과후 수업에서 갈고 닦은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동문들은 체육대회를 열고 학부모들은 먹거리를 준비하며 마을 공동체 축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주민들이 다가와 이런 말을 한다. "하늘이 도왔어. 오늘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지, 비라도 왔으면 행사 못할 뻔 했어. 아니면 학교 식당에서 해야 할 뻔 했네"

농어촌 작은 학교인 용전분교장은 학교 강당이 없다. 병설유치원도 없어진지 오래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용전분교장은 다양한 특기적성교육과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 마을주민도 주인이 되는 마을학교 등 학교와 마을주민들의 노력으로 기사회생했고 농어촌 작은 학교, 마을공동체 학교의 성공모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기준으로 전교생은 22명뿐, 여전히 신입생 유치를 걱정하고 있다. 해남읍에서 불과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용전분교장은 학생이 없어 걱정인데 해남읍의 한 학교는 학생 수가 1000명을 넘으면서 너무 많아 고민이다.

해남의 한 초등학교 운동부. 운동부 감독이 사실상 불미스러운 일로 그만두게 됐는데 학부모들의 볼멘 소리가 나온다. "감독이 나가면서 졸업생 유망주들을 다른 지역으로 데리고 나갈라고 하는 것 같애. 해남에 있는 중학교로 연계교육이 돼야 하는데" 게다가 새로운 감독을 뽑는 과정에서 '해남 출신을 뽑아야 한다', '규정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로 지역스포츠단체협회와 학교 측간에 조금의 자리다툼도 있었다고 한다.

각종 대회에서 계속 우승트로피를 올리며 해남을 알리고 있는 해남군리틀야구단. 학생 수가 20여명에 불과한 한 중학교에 야구단 창단을 요청했다. 해남에 있는 중학교에 야구부가 없다 보니 선수들이 계속 해남을 빠져나가고 있어 폐교위기인 학교는 학생 수를 늘려서 좋고 야구단은 연계교육이 가능해서 좋다는 취지였는데 면학분위기나 지속적인 운영, 예산 등 여러가지 걸림돌로 무산됐다.

지난 6일 해남고에서 열린 이동군수실. 학생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청소년을 위한 시설과 혜택이 부족하고 청소년정책도 뒤쳐져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였다. 10가지 질문을 훌쩍 넘겼고 1시간 가량 진행이 됐는데 학생들이 해남의 청소년 정책에 대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해남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교육현안이 산적해 있다. 모두가 다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그러나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아동 친화도시, 청소년 친화도시. 아이와 학생, 청소년들이 교육받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 그런 도시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해남군이 교육문제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역량을 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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