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체와 어울림의 가치 '교류의 장 생활문화장터'
4. '농(農)' 가치· 식생활 근본 찾는 도시형 농부시장 마르쉐@농부·요리사 등 매회 70팀 참여
대화하고 관계 맺는 시장 목표
박수은 기자  |  ps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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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9  1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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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10월부터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 농부시장 마르쉐@는 일상 속으로 건강한 먹거리가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 싣는 순서 | 

1회_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해남 모실장 
2회_ 신개념 문화장터 우리 손으로 만듭니다
3회_ 즐겁게 놀고 시도하자, 믿음 나누는 콩장
4회_ 도시에서 '농(農)'의 가치를 찾다
5회_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곳, 리버마켓
6회_ 반짝반짝 상생의 아름다움 벨롱장

농업은 젊은이들의 외면과 농촌 고령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가장 발달된 도시, 서울에서 '농(農)'의 가치와 식생활의 근본을 찾는 이들이 있다. 바로 '마르쉐@'다.

마르쉐는 프랑스어로 시장을 뜻하고, @는 장소 앞에 붙는 영어 전치사 'at'을 의미한다. 어디에서든 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2012년 10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처음 열리기 시작해 매달 2차례 혜화동과 성수동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열리는 장소에 따라 마르쉐@혜화, 마르쉐@성수로 부른다.

벌써 7년째 지속되어오고 있는 마르쉐는 이보은·송성희·김수향 씨가 믿을 수 있는 농산물과 이를 활용해 만든 음식을 사고파는 장터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특히 마르쉐@는 단순히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시장을 추구한다. 소비자들이 마르쉐@에서 판매되는 물품에 대해 누구에게서, 어떤 사연을 품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지향점은 마르쉐@에 참여할 입점 판매자를 선정하는 데에서부터 나타난다. 마르쉐@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심사를 거쳐 선정되어야 한다.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하고 납품을 받아와 판매하는 것은 금지된다. 현재 200팀 가량이 참여하고 있으며 신규 입점은 5~10% 내외다. 출점팀은 지속가능한 마르쉐@를 위해 매회 2만원의 참가비와 수익금에서 일정 비율로 기금을 낸다.

입점팀은 크게 농부팀, 요리사팀, 수공예팀으로 나뉘는데 비율로 따지면 농부팀 50%, 요리사팀 30%, 수공예팀 20% 가량으로 구분된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별도의 품목이 아니라 서로 엮이고 영향을 주는 유기적인 관계 속에 존재한다는 부분이다.

도시형 농부시장인 만큼 농부팀에서는 계절에 따라 이야기가 담긴 농산물과 재료를 판매하고, 요리사팀에서는 농산물의 맛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내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수공예팀은 부엌살림과 관계된 제작품을 선보여 먹는 즐거움을 살린다. 재료와 정보가 입점팀 내부에서도 순환되는 형태다.

또한 마르쉐가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지만 무조건 유기농이나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들만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팀 김한서(35) 씨는 "모든 농부가 유기농 농사를 지을 수는 없다. 우리는 다양한 재료, 다양한 농법을 지향한다. 관행농사를 짓더라도 왜 관행을 택했는지, 어떻게 농사를 짓고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괜찮다"며 "다만 유기농, 친환경 농사가 스토리텔링하기 더 좋은 면은 있다. 마르쉐에 참여하며 처음에는 관행농사를 짓다가 소비자들을 만나며 유기농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르쉐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원산지 표시를 하고 자체적으로 위생기준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생산한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드는 농부에게는 판매 수량이 많아질 경우 사업자 등록을 제안하지만 운영팀에서 규제하는 것은 아니며, 선택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한다.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농가가 많아 품목마다 가공 허가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커피와 초콜렛 등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은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제품만 가능하다.

일회용품 지양, 그릇은 설거지
자원 봉사단과 서포터즈 운영

지난 9월 9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마르쉐@혜화에는 70여팀이 참가해 다채로운 물품을 선보였다. 부추, 유기농 애플수박과 토종 개구리참외, 단호박, 밤, 호박잎, 대파, 목이버섯 등 농산물이 풍부했고 수제햄, 화덕에서 구운 지리산 통밀 난과 야채 커리, 각종 페스토와 청 등의 음식 부스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자수용품과 그림·화분 등 각양각색의 물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각 부스는 마르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테이블 1개와 천막, DIY바구니 키트를 사용해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부스를 꾸민다.

또한 마르쉐@는 그릇 빌려쓰기, 종이봉투 다시쓰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식기와 장바구니를 가져온 소비자들에게는 출점팀에서 작은 선물을 준다.

소비자들이 빌려 쓰고 반납한 그릇은 장터 한편에서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설거지한다. 자원활동가들은 개장 전 장터 준비부터 다양한 활동에 나서며 자원봉사포털 1365를 통해 자원활동증명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서포터즈들은 매년 기수별로 모집해 마르쉐 곳곳을 기록하는 등 재능기부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마르쉐 운영팀은 장이 열리기 전 사전에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출점팀의 정보에 대해 안내한다. 판매 품목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와 연락처, 홈페이지 등을 자세하게 기재하고 있어 단골 손님들은 출점팀을 미리 검색해보고 방문하기도 한다. 마르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투어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 1만5000원의 투어비를 내면 7000원은 마르쉐 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장터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연도 진행한다. 공연은 오프렌치코드라는 곳과의 협업을 통해 계절과 마켓 주제에 맞는 뮤지션을 초청해 마련한다.

또한 작물 재배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농가행, 농부가 키운 씨앗을 요리사가 요리하고 작물을 맛있게 먹는 지혜를 배우는 씨앗밥상, 토종 햇밀을 주제로 진행되는 햇밀 프로젝트 등 도심 속에 '농(農)'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들을 지속하고 있다.

<영상 보기> https://m.site.naver.com/qrcode/view.nhn?v=0pB11

 

| 인터뷰 | 서은송(마르쉐@ 운영팀)

마르쉐@는 삶의 변화 이끄는 공간

   
 

- 마르쉐@는 어떤 농부들이 참여하는가.

도시형 농부시장을 지향하는 마르쉐@는 월1회 열리는 이벤트성 시장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건강한 시장이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계절감 살리고 싶어 생과를 수확하는 농부를 우선시 한다. 먼 지역에서 참여하는 분들도 간혹 있는데, 거리적 제약이 있어 서울과 경기도권 도시농부들의 참여를 장려한다. 또한 대량생산보다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작물 규격 등의 기준 때문에 마트나 기업에 정기적으로 납품하기가 어려워도, 이야기가 있다면 마르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 마르쉐@는 어떻게 꾸려가고 운영팀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운영팀은 5명이고 연령대는 20~50대로 다양하다. 운영 비용은 서울시 일자리 지원, 기업 후원, 컨설팅·자문 교육 등 자체사업 수익 등으로 꾸려나간다. 기업 후원은 마르쉐@ 지향점에 부합하는 곳들로 한정된다.

나에게 마르쉐는 '삶의 변화'다. 기후와 땅과 계절이 변하는 것에 맞춰서 적응해가는 힘이 씨앗에 있다는 이야기, 토종 농산물을 찾아가기 등을 배우며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 농산물을 사서 먹을 때보다 상에 담긴 이야기가  풍부하고, 더욱 소중하게 여기려 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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