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청년의 힘으로 만드는 활기찬 지역사회
5. 청년들과 함께 지역을 변화시키는 문화 만들어주입식 교육 속 진로문제
청년과 만나며 활동 시작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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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2  12: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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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연구소는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청년들의 힘으로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해녀들을 위해 태종대에서 진행된 걷기 캠페인.

| 싣는 순서|

1. 청춘이 빛나는 공간, 동네줌인
2.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 꿈틀
3. 폐가에서 지역명소로, 방랑싸롱
4. 청년들의 소통의 장, 우깨
5. 평범한 청춘의 평범하지 않은 행보, 청춘연구소
6. 불편하지만 청년들의 도전 빛난 너멍굴영화제
7. 해남의 청년 문화 어떤 걸 준비해야하나

청년들이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 있다. 부산광역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춘연구소(대표 최정원)는 문화 기획을 통해서 청년을 비롯한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청춘연구소는 청년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지난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최 대표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때 자신을 돌아보니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교육을 받았는데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었다"며 "자립해야할 때인데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 지금껏 받은 교육들이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생각됐다"고 말했다.

청춘연구소가 처음에 한 일은 부산지역의 대학교 등에 대자보를 붙이는 것이었다. 당시 전국 대학교로 '안녕들하십니까'란 대자보 붙이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청춘연구소는 '대화가 필요해'라는 대자보를 곳곳에 붙여 청년들을 모았다.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대체로 비슷했다. 오랫동안 교육받았지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선택하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에서 나오는 선택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뒤로하고 돈 되는 것, 남에게 비쳐지는 모습 등으로 직업선택의 폭도 좁아지고 있었다. 한 대학생은 전공수업을 하던 도중 교수가 이런 공부 할 필요 없으니 토익공부를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의 현실이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스펙 쌓기만을 강요하고 있었다.

최 대표는 "취업과 진로 등에 고민을 갖고 있는 청년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마음속에 있지만 실천하지 못 한다"며 "용기를 내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주위에서 걱정스럽거나 이상하다는 눈길을 받는 것이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학과를 다니던 여학생은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스튜어디어스를 하고자 학교를 그만 두었다. 그 여학생이 고민하고 있을 때 '어른이 되셨네요'라고 말해줬다며 "20살이 넘은 청년들은 어른이고 자신의 삶에 책임 질 수 있어야한다. 타인이 결정해 놓은 선택을 따라가지 말고 해보고 나서 후회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청년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사회, 경제,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각자가 가진 아이디어를 연결해서 활동으로 표현하면서 청년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다방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활동으로 커졌다.

고민을 나눴던 '대화가 필요해'를 비롯해 비정상 파티·문화인문독서예술캠프·문화기획학교·씨스루 인생영화제·캐롤송 대회 등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남포동에 있는 카페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힐링 토크콘서트를 운영해 매주 주제를 정해 이야기 나누고 위로하기도 했다.

청춘연구소는 청년들이 모일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장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비영리단체로 운영되다 보니 각종 지원사업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행사 기획을 맡아 외부 단체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행사운영을 지원한다. 그러면서 비슷한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과 교류하며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열어 청년들이 커다란 천에 지장을 찍어 나비의 색을 채워나가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생각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았다. 이 프로젝트로 모금한 금액은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장이 사재를 들여 만든 인권 박물관인 '민족과 여성 역사관'에 기부했다. 또 청년들이 지역의 어르신들을 버킷리스트를 이뤄주는 하루 프로젝트를 진행해 청년층과 노년층의 벽을 허물고 연극으로까지 만들어져 공연됐다.

부산 태종대 옆에는 해녀들이 잡아온 해산물을 파는 태원자갈마당이라는 곳이 있다. 태종대 관리사무소에서 20여분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지만 태종대를 순환하는 다누비 열차가 운영하면서 관광객이 없어 해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걷기캠페인을 벌였다. 순환열차를 타기보다는 걸어가며 주위를 둘러보고 해녀들이 잡은 신선한 해산물도 먹자는 취지였다. 걷기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 많은 청년들이 참여했고 주변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청춘연구소는 현재 최 대표를 포함해 3명이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문화기획자라는 이름으로 단순한 행사 기획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제점을 바꿔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도적인 해결책보다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마음을 바꾸어나가는 문화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부산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 인터뷰 | 최정원(청춘연구소 대표)

"기회가 없어 떠나지 고향 싫어 떠나진 않아"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시작된 활동은 최 대표를 문화기획자로 만들었다. 최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다른 지역에도 대입하고 자신의 역량도 높이기 위해 서울에서 생활하며 서울시가 오는 10월에 여는 정책박람회의 MD를 맡아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 청년들이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기획적인 역량을 키우는 일이 우선시되어야한다. 청년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자신이 갖는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야한다. 무엇이 하고 싶은지, 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보다 많은 자원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들이 그 자원을 청년들과 나눌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역량을 키워야한다.

또 청년들을 위한 정책마련에서 결정권을 청년들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역에 청년이 없다고 결정권을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으면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기회가 없어서 떠나지 고향이 싫어서 떠나지는 않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야한다.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저성장·저금리 등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벅찬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만큼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는 힘든 시대이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는데 만원 지하철이 온다고 안탈 것이냐? 결국 타야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시도도 해보고 하고자 하는 바를 펼칠 수 있는 용기를 갖춰 맞서길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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