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 기록도 없이 빌려줘
최근 상납 의혹까지 불거져

▲ 군청 지하에 있는 문제의 문화관광과 창고. 온갖 잡동사니들을 보관하고 있는 가운데 해남경찰서로부터 돌려받은 사진 작품 9점(가운데)이 눈에 띈다.
▲ 군청 지하에 있는 문제의 문화관광과 창고. 온갖 잡동사니들을 보관하고 있는 가운데 해남경찰서로부터 돌려받은 사진 작품 9점(가운데)이 눈에 띈다.

해남군이 작가로부터 사들였거나 기증을 받은 그림과 사진 등 미술작품, 이른바 공유재산에 대한 관리가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시민단체로부터 상납의혹까지 제기되며 진실게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 29일 현재 해남군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사진과 그림, 조각, 해양 자원 등 미술품은 모두 206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해남군 미술품 보관·관리 규정에 따라 취득(추정)가격이 50만원 이상으로 관리대장에 등록해 관리하고 있는 등록작품은 그림 50점, 서예 5점, 조각 6점, 공예품 도자기 1식(38개) 등 60여점에 이르고 있다.

등록된 그림만 놓고 볼 때 당시 세무회계과가 4점, 문예체육진흥사업소가 45점으로 문화관광과는 그림은 없고 미등록 사진 29점만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공유재산법에 따라 이들 미술품은 다른 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공익사업에 사용하려는 경우 무상으로 빌려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술품은 해남군청사나 문예회관 등에 전시하고 있고 다른 작품들은 창고에 보관을 하거나 일부는 다른 기관에 대여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 상납의혹의 경우 지난해 발생했다고 얘기가 되고 있고 등록대장에 없는 그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미등록 사진의 경우 대여를 할 때 전혀 기록이나 가져간 사람 등에 대한 관리카드마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최근 시민단체가 제기한 그림과 관련해 해남경찰은 그림이 아닌 사진 9점을 가져갔고 최근 군에 돌려줬다고 말한 반면 해남군은 문제의 시점에 가져간 사실이 없고 최근 돌려준 사진은 지난 2014년에 가져간 것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민단체는 두 기관의 해명이 다른 가운데 무언가를 감추려 하고 있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남군의 전현직 관련부서 간부가 애초 2점을 줬다고 했다가 6점을 줬다고 말을 바꾸고 다시 그림인지 사진인지 모른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창고에 그림이 있었다는 제보자가 존재하고 지난해 9월 이 창고에서 미인도의 대가 숙당의 작품이 유출돼 해남경찰이 개인적으로 가져갔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숙당의 작품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당시 문제의 시점이 해남군 공무원에 대한 내사가 진행중인 상황으로 시민단체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술품으로 등록하지 않는 그림이 존재하고 이것이 경찰의 압력에 따른 상납으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내사를 받던 공무원은 이후 무혐의 처분으로 내사가 종결됐다.

특히 지난해 9월 경찰이 해남군을 방문한 것은 한번뿐인데 경찰은 가져갔다고 하는데 해남군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면서 서로 말이 어긋나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어서 무엇을 감추기 위한 의도인지 전반적인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해남경찰이 지난 14일 돌려줬다는 사진 9점이다. 가져간 시점이나 종류에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해남군은 2010년 관광사진 공모전 당선작으로 작가들에게 기증을 받았으며 지난 2014년쯤 경찰이 가져간 것이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가치가 크지 않아 등록된 상태는 아니고 자체적으로 전시를 하거나 다른 기관에 빌려준 사실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모전 비용이나 작가들에게 전달한 상금 또한 군민들의 세금인 점을 감안하면 기증된 작품이 가치가 크지 않아 등록해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도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등록 상태라 해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다시 언제 돌려받기로 했다는 관리대장도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사진들이 몇점인지, 현재 어디서 어떻게 전시되고 대여됐는지에 대해 담당부서조차 모르는 상태다.

2016년 해남군 자료에는 문화관광과에 사진이 29점 있다고 돼 있지만 문화관광과는 2010년과 2014년 관광사진공모전과 관련한 사진 49점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수량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며 미등록 작품까지 포함해 공유재산인 미술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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