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간공예가 박소정 씨
작품 해외로 수출까지

▲ 맥간공예가 박소정 씨는 보릿대의 금빛 아름다움에 빠져 20여 년 동안 맥간공예의 길을 걷고 있으며 작품 해외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 맥간공예가 박소정 씨는 보릿대의 금빛 아름다움에 빠져 20여 년 동안 맥간공예의 길을 걷고 있으며 작품 해외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화려한 금빛 광택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입체감, 결이 다른 섬세한 조각들로 이루어진 예술 작품이 보릿대로 만들어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해남문화원 사무국장인 박소정(47) 씨가 농업부산물인 보릿대를 활용해 탄생시킨 작품이다.

옥천면 출신인 박 씨는 직장생활을 위해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남편과 결혼한 후 다시 해남으로 내려왔다. 그러다 지난 1997년 유형문화재 고영을 선생에게 탱화를 배우면서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몇 년간 탱화에 빠져있던 중 맥간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접하게 됐는데, 그 길로 전통맥간공예를 3년가량 배운 뒤 현재의 맥간공예를 19년째 해오고 있다.

맥간이란 보리 맥(麥), 줄기 간(稈) 한자를 사용하고 보릿대 공예라고도 불린다. 제대로 알려진 지 4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옛 서민들이 값비싼 자개 대신 보릿대로 베갯단과 가구를 장식하던 전통 공예다. 잘 썩지 않고 질긴 보릿대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교나 밥풀 대신 양면 스티커를 사용하고 맥간공예 위에 칠을 올리고 현대적 미술 기법을 도입하는 등 한층 발전했다.

아름다운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보릿대를 삶은 뒤 건조하고 바짝 말려서 일부 마디만을 사용한다. 작품 도안에 맞춰 보릿대를 수십 수백 개의 조각으로 잘라내고 결 방향을 다르게 해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보석함이나 찻상 등 생활용품에서부터 대형 장식품까지 다양한 공예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

전통 공예라는 점과 금빛의 고급스러움 때문인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다. 박 씨는 매년 국내·국외 전시를 최소 3차례 해오고 있는데,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서 반응이 좋아 꾸준히 작품을 수출해왔다.

특히 박 씨는 지난해 맥간공예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 공예명품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또한 지난 4월 '자연이 주는 선물'로 여성기업 인증을 받아 전남여성플라자에 입주했고 6월에는 해외 역직구 창업으로 자격증도 발급받아 전자상거래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박 씨는 "맥간공예는 농업 부산물이라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고의 가치를 끌어내는 분야다"며 "아름다운 한국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맥간공예가 박소정 씨가 참여한 맥간공예품 특별전이 전남도농업박물관에서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특별전에는 박 씨의 작품 84점을 비롯해 모두 110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에는 체험교실도 운영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