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악취·민원 삼중고 미화원
하루 12시간 불 다루는 노점상

▲ 무더위 속에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많아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치우는데 애를 먹고 있다. <왼쪽> 하루 12시간 불을 다루는 떡볶이 노점상들이 소형선풍기와 목에 두른 얼음주머니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 무더위 속에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많아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치우는데 애를 먹고 있다. <왼쪽> 하루 12시간 불을 다루는 떡볶이 노점상들이 소형선풍기와 목에 두른 얼음주머니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린 지난 8일.

재난에 가깝다는 이번 폭염으로 환경미화원들은 이중고,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해남읍을 담당하는 환경미화원은 30여명, 3인 1조로 나뉘어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과 휴식시간 2시간을 빼고 나머지 시간을 아스팔트 위에서 열기와 악취·먼지·민원과 싸워야 한다. 업무특성상 보호장비를 갖춰야 해 토시에 장갑, 모자, 조끼 등을 착용해야 하고 거기에 쓰레기 수거차량에서 뿜어나오는 매연과 열기까지 한 몸에 받아야 하니 땀이 마를 새가 없다.

수거차량에 마련된 아이스박스에서 음료수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전부다.

특히 매일시장의 경우 미화원들이 돌아가면서 토요일에도 쓰레기를 수거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주5일 근무와 관련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쓰레기 수거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월요일은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빨리 치우지 않는다는 민원까지 응대하다 보니 피곤함은 두배가 된다. 게다가 분리수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아 한 곳을 치우는데만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고 골목길에서는 진행을 하지 못하는 차량들이 경음기를 울려될 때는 난감하기만 하다.

올해 10년째 환경미화일을 하고 있는 김광석(39) 씨는 "여름에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다 보니 월요일의 경우 쓰레기 수거 차량이 금방 차 5~6번정도 매립지를 왔다갔다 할 정도다"며 "폭염에 힘든 여건이지만 우리 일이라 사명감을 가지고 하고 있고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건네거나 수거가 지체될 경우 알아서 다른 길로 차를 돌리는 군민들의 협조가 최근 늘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해남읍의 한 식당은 지난달 27일 중복 때 폭염에 고생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위해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해남읍 매일시장 인근 떡볶이 노점상들은 폭염속에 하루하루 불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연일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따가운 햇볕과 아스팔트 위 복사열에 그대로 노출되고 길거리 음식 특성상 장사를 하는 내내 불을 다뤄야 하다보니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온 몸은 땀으로 젖는다.

떡볶이와 튀김, 순대, 어묵 등을 함께 팔다보니 각각의 음식에 맞춰 5개의 가스불을 계속 켜놓고 있어 안의 온도는 바깥 온도의 두배를 훨씬 넘어서 조금만 있어도 열기가 온 몸에 확 올라올 정도다.

특히 노점이라 마땅한 냉방장치가 없다보니 천막과 파라솔, 작은 선풍기 두 대, 얼음주머니로 힘든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이 곳에서 32년째 노점을 하고 있다는 이종금(65) 씨는 "오전 9시 30분에 나와서 12시간 정도 장사를 하는데 요즘은 폭염에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적다보니 하루에 4~5만원 매상을 올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또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4칸 가운데 3칸이 하나의 전기계량기를 쓰고 있어 전기세가 무서워 소형 에어컨도 못 쓰고 있고 한전에 문의했더니 계량기를 따로따로 달려면 각각 100만원이 필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노점상들은 힘든 여름이지만 그래도 이 곳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주는 관광객과 학생 단골들이 있어 그나마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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