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연장에 다시 신규허가 신청
복구방안 난항, 행정난맥 도마위

▲ 해남읍과 마산면 곳곳에 역마산 일대 석산 신규 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해남읍과 마산면 곳곳에 역마산 일대 석산 신규 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1년 전 복구를 전제로 토석채취 기간연장을 받은 업체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구를 전혀 진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복구를 위해 필요하다며 현재 허가면적의 두배에 달하는 신규 토석채취 허가를 신청해 말썽을 빚고 있다.

마산면 역마산에서 토석채취를 하고 있는 A 업체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공공목적용이었던 석산을 인수해 상업용 골재 반출이 가능하도록 사업 목적을 변경하고 행정소송에서 이긴 뒤 두차례 기간연장과 확장허가를 통해 지난 2016년까지 4만9191㎡에서 토석채취를 해왔다.

또 토석채취량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또다시 기간연장을 신청했고 해남군은 업체로부터 복구설계서를 제출받고 복구예치금을 추가로 확보한 뒤 지난해 4월 복구를 위한 기간 연장이라며 2019년 12월 말까지 기간연장을 해줬다.

그러나 해남군이 올 초 전문기관에 의뢰해 자문회의까지 진행한 결과 계단식으로 복구를 진행해야 하지만 수십년 동안 산 정면 중앙이 70~100m 높이 수직형태로 깎여 현 상태에서 복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명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복구를 위해 업체로부터 확보한 복구예치금도 2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며 업체 측에 끌려다니던 해남군은 현 상황에서 복구가 불가능한데도 지난해 복구를 위한 것이라며 또다시 기간연장을 해준 꼴이 됐다.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해남군은 자문회의를 바탕으로 올 초 업체에 복구를 위한 방안으로 복구변경이나 채취면적 20% 내 확대, 변경허가 등의 3가지 안을 제시했는데 최근 업체 측은 복구를 위해 불가피하다며 현재 허가 면적을 포함해 무려 두배에 달하는 9만2382㎡에서 신규 토석채취 허가를 신청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마산면지역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마산면사회단체협의회는 해남읍과 마산면 곳곳에 신규허가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전라남도도 기존 허가지의 복구공사 완료 후 신규 허가 검토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마산면사회단체협의회 이웅 회장은 "복구하면서 영업하겠다고 해서 기간연장을 받아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복구를 위해 더 많은 면적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특히 마산면의 상징인 역마산이 심하게 훼손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자연환경 훼손은 있어서는 안되며 어떤 형태로든 선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남군은 이미 기간연장을 해준 상황에서 불허할 경우 소송 등이 예상됨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일단 적정한 선(채취면적 20%내 확대)에서 신규허가를 다시 신청하라며 보완요구만 계속 하고 있다.

업체 측은 "기존에 기간연장을 할 때나 이번에 신규허가를 신청할 때도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현 상황에서 복구가 어려우니 복구를 할 수 있도록 면적을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며 해남군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또 "해남군이 보완 요구만 하지 말고 차라리 불허하라"며 상황에 따라 소송 가능성도 내비쳤다.

수십년 동안 산을 파헤쳐 복구 불능 상태를 만든 업체가 복구를 한다며 다시 두배에 달하는 신규허가를 신청한 기업윤리도 문제지만 그동안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간연장만 계속 해준 행정의 난맥상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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