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중국이 자국 내 환경오염을 이유로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폐기물 24종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도시에서는 재활용품 업체들이 수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기물이 쌓여 '재활용품 수거 대란'이 일어났다. 본 기자는 일회용품과 비닐봉투 사용을 최대한 줄여보기로 하고 지난 19일 스스로의 일상을 점검해봤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면서부터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했다. 눈에 착용하는 일회용 렌즈가 개별 플라스틱 포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인 과일 주스는 믹서기에 사용하는 컵을 그대로 챙겨왔고, 사무실에서는 개인 컵을 사용해 종이컵 사용을 줄였다.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행사 취재를 간 곳에서 1회용 포장용기 도시락을 제공해줘 쓰레기가 발생했다. 국·밥 용기와 반찬용기, 물그릇, 숟가락까지 플라스틱이었으나 서로 다른 재질이었다. 플라스틱은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PS(폴리스티렌) 등 종류가 다양한데 재질별로 녹는점이 다르기 때문에 재활용을 하려면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 OTHER로 표시된 것은 복합재질이라 재활용도 불가능하지만 구분 없이 한꺼번에 버려지고 있었다.

오후에는 모실장에 방문했다. 모실장은 소비자들에게 장바구니와 개인컵 사용을 권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다. 이날 커피트럭은 텀블러를 가져올 시 500원을 할인해 판매했고, 미세마을 수제맥주는 맥주병을 반환하면 1000원을 되돌려줬다. 일회용 쓰레기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이 눈길을 끌었다.

마트에 들러 구슬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데에서 또다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다. 이 플라스틱에는 제품 정보 스티커가 붙어있었는데, 제대로 재활용을 하려면 스티커도 깔끔하게 떼어내야 한다. 슬쩍 둘러본 매대에는 농산물을 비롯한 여러 제품들이 비닐포장 되어 있었고, 빵집에서도 비닐봉투에 빵을 담아주고 있었다.

집에 돌아가니 반가운 택배 상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 주문한 화장품과 옷이다. 그런데 배송중 파손을 막기 위한 에어캡이 화장품을 빙빙 감싸고 있고 옷은 종류마다 비닐 포장되어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닐 사용량은 190억장, 국민 1인당 한 해 370장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비닐봉투 무상 제공을 금지해 쓰레기를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포장용품 등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비닐의 양은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

법정스님은 저서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유한한 인간이 한정된 자원의 지구촌에 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욕망을 자제하고 덜 쓰고 덜 버려야 한다고 말이다. 스님의 저서에 담긴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지구가 병들면 그 안에 있는 당신과 나는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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