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출신 브이티투히엔 씨

▲ 해남에서 결혼이주여성 1호 간호조무사가 된 브이티투히엔 씨(오른쪽)와 남편 박병석 씨.
▲ 해남에서 결혼이주여성 1호 간호조무사가 된 브이티투히엔 씨(오른쪽)와 남편 박병석 씨.

"환자를 내 가족처럼 여기고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간호조무사가 되고 싶어요"

해남에서 결혼이주여성 1호 간호조무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베트남 출신의 브이티투히엔(29) 씨로 지난달 실시된 간호조무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해남으로 시집온 지 6년 째인 브이티투히엔 씨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과 1남 1녀를 두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녀가 간호조무사에 도전하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 회계를 전공하며 전문대학교까지 나온 아내의 능력을 안타까워 한 남편의 권유와 외조 때문이었다. 남편인 박병석(53) 씨는 "아내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좀 더 안정적이고 유망한 직업을 아내가 갖기를 바랐고 결혼이주여성도 이른바 전문직종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런 남편의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였던 브이티투히엔 씨는 지난 1년동안 가정 일과 간호학원 수강을 병행하며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 등 억척스럽게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갔다.

한자와 전문용어가 많다보니 번역기를 동원해 베트남어로 일일이 번역해 고쳐쓰며 교재를 외우다시피했고 중요한 내용이나 단어는 스티커 형식의 견출지에 적어 싱크대 쪽에 붙여놓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외우는 열성을 보였다.

힘들게 간호조무사에 합격한 그녀는 기쁨도 잠시 뒤로 하고 계속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요양보호사를 또 준비하고 있어요.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요양보호사과정을 수료할 때 교육을 마쳐야 할 시간이 많이 줄기 때문에 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어요. 시어머니가 아프셔서 요양보호사가 되면 시어머니를 보살피는 가족요양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브이티투히엔 씨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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