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희망과 슬픔의 4월에 접어들면서 6.13 지방선거 열풍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을 국민들은 선거철에만 실감하게 되며 모처럼 주인대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정치는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진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결정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하다. 앞으로 헌법 개정을 통해 지방정부와 주민참여 권한이 확대되는 지방분권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대비한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지역과 사람들을 살리는 출발이다.

그동안 해남의 지방정치는 연이어 3명의 군수의 사법처리로 인한 군수 공백으로 표류해 왔다. 군민들은 해남에 산다는 현실을 부끄러워하고 향우들은 고향 해남을 말하는 것조차도 힘들어 했다. 땅에 떨어진 해남의 자존심을 이번 선거에서 되찾아야 한다.

여러 선거 중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계가 깊어 군수와 군의원 선거가 군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로는 군수 입지자가 7명이며, 군의원은 30여명이다. 그러나 입지자는 많지만 인물난이라는 일부 군민들의 걱정스런 평가도 있다.

우리나라는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간접 민주주의 국가다. 아직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가 시행되고 있어 정당의 책임은 막중하다. 군수의 공백으로 인한 군정표류와 일부 군민들이 현 의회가 역대 군의회중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책임은 그들을 공천한 정당에게도 있다.

해남의 불행은 주권자인 군민들의 투표의 결과에 의해 자초한 것일 수 있다. 지연과 학연 그리고 혈연을 우선시하는 연고투표가 이뤄진다. 거기에다 자금력에 기초한 조직력에 의해 당락이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후보가 되면 선거자금은 준비됐느냐고 묻는다. 자금력이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는 안 된다.

이제 선거일까지 2달여 남았다. 우리의 대변자로서의 철학과 능력 및 자질을 갖춘 후보를 두눈을 부릅뜨고 골라야 한다. 그래야 선거 결과가 최선은 아니더라도 최악이 아닌 차선의 결과라도 얻을 수 있다. 무릇 사람의 철학과 능력 및 자질은 그 사람이 살아온 내용을 반영하기 마련이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야 한다. 군수와 군의원은 군민들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는 민본주의 사람사랑의 철학을 가진 인성과 품성, 즉 사람 됨됨이가 된 좋은 사람이라야 한다.

다음으로는 해남의 불행에서 보듯 군수나 군의원 지위는 개인의 출세나 경제적 이익을 탐하는 자리가 아니다. 공직자는 백성을 섬기는 봉사자이며 살림꾼이라는 공공성에 기반한 공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또한 군민의 대변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 공직사회의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군민들의 바람을 볼 때 능력과 실력을 갖춘 준비된 인물이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가 6.13지방선거 해남시민사회 연대를 결성하여 주요 의제를 발굴 공약화를 요구하며 후보를 검증하는 장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해남신문도 이와 함께 할 예정이다.

마무리 하면서 젊었을 때 읽었던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싯귀가 떠오른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이번 선거에서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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