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감소, 400명은 허수
원인 모르고 장기대책 부재

 
 

해남군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 5년 연속 1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오히려 영유아 수가 1년 전보다 무려 300명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유아 수 감소 여파로 최근 문을 닫은 어린이집이 4곳이나 발생하는 등 후유증이 커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이른바 출산장려금만 받고 해남을 떠나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해남지역 0~5세까지 영유아 수는 3235명으로 1년전보다 295명, 8%가 줄었다.

특히 0세는 615명으로 1년 전보다 114명, 무려 16%가 줄었고 1세는 607명으로 113명, 역시 16%가 줄었다.

영유아 수가 크게 줄면서 최근 해남에서는 어린이집 3곳이 폐원하고 1곳이 휴원하는 등 4곳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어린이집이 28곳에서 24곳으로 줄었다.

실제로 해남 지역 어린이집 정원 충족률은 70.7%로 전국 평균 82.6%, 전남평균 76.5%를 훨씬 밑돌고 있고 면지역에 있는 어린이집 상당수는 사정이 더 나빠 정원충족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있어 문닫는 어린이집이 계속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유아 수가 줄고 있는 것은 저출산 여파 때문으로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해남만의 또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해남군에 따르면 5세 이하 영유아는 3235명으로 이가운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아동이 1683명이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지 않아 양육수당을 받고 있는 아동은 1156명에 불과해 나머지 396명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다니지 않고 양육수당도 받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주소지는 해남에 두고 있지만 해남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는 영유아가 400여명이고 이때문에 실제 해남에서 생활하고 있는 영유아는 2800여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며 예전부터 계속 문제가 돼온 먹튀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해남군은 현재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 300만원, 둘째 아이는 350만원, 셋째아이는 600만원, 넷째아이 이상은 720만원의 양육비를 주고 있다.

물론 일부만 일시금으로 주고 매월 일정금액을 18회~24회로 나눠 지급하고 있지만 출산일 기준으로 해남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고 있으면 지급을 받을 수 있어 양육비만 일부 받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먹튀 논란과 함께 이른바 출산장려금이 인구늘리기에 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전라남도의회 우승희 의원의 지난해 도정질문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최근 5년까지 해남에서는 3260명이 출산장려금을 지원받았고 이 가운데 243명이 타지역으로 전출해 211명은 지급 중지하고 32명은 환수조치하는 등 실제 먹튀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해남군 출산 담당 부서는 400명이 통계상에 사라진 것과 관련해 정확한 이유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영유아 수가 줄고 문닫는 어린이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1000여세대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인데 인규유입이 아닌 인구이동의 측면인 상황에서 어린이집이 3개나 더 늘기 때문이다.

관련법에는 30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는 주택단지에는 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돼 있고 사업계획 승인(건축허가)을 받을 때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데 단, 지역 특성이나 현황에 따라 설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렇지만 해남군은 영유아 감소가 충분히 예측된 상황에서 사업계획 승인 당시 예외사항을 적용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관련 부서끼리 협의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모든 정책의 기본이 통계에서 시작되는 만큼 통계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확한 통계 없이 현실적인 정책이나 대책 마련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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