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주일(북일중앙교회 목사)

 
 

2018년 새해가 밝은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민족의 명절 설을 쇠고 일상으로 돌아간 우리에게 고향·가족·친구는 꿈과 희망을 이루는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합니다. 황금 개의 기운을 받아서 모든 사람들이 복 받기를 비는 소박한 바람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황금으로 대변되는 세상인 것 같아서 한편으론 불편하기도 합니다. '황금 개띠의 의미를 생각하고 한 해를 위안 받으며 살겠다는데 그것까지 타박하는가?' 라고 하면 뭐라 더 할 말은 없지만, 황금만능·맘몬의 세상(?)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천시되고 돈이 절대화 되는 세상은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17세의 한 소년이 꿈을 꾸었습니다. 하늘의 별들이 자기를 향하여 빙 둘러 서서 절을 하고, 또 추수하는 밭에 묶어놓은 곡식 단들이 소년의 단을 빙 둘러서서 절을 하는 꿈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형들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마음에 담아 두었지만, 형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동생이 그렇잖아도 미운데, 꿈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욱 화가 치밀었습니다. 형들은 동생을 혼내줄 기회를 찾다가 아버지의 심부름을 온 동생을 상인에게 은 20을 받고 팔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집트에 팔려간 소년은 고난과 시련과 위기 중에서도 꿈을 잊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감당합니다. 결국 그는 팔려갔던 나라, 이집트의 총리가 됩니다. 그때 그의 나이는 30세였습니다. 총리가 된 그는 7년 가뭄으로 먹을 것이 다해 생존의 위기 가운데 있는 아버지와 형제들의 가족을 구하고 우애하며 살았습니다.(구약성서, 요셉 이야기)

우리 교회에서 땅끝드림오케스트라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80세가 넘으신 어르신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고 방문하였습니다. "연세가 많아서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꼭 하겠다"고 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라고 했습니다. 그 어르신은 고등학교 때, 대학에 진학하여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꿈을 이룰 좋은 기회가 생겼는데 다른 무엇을 생각하겠느냐고…. 이번 기회에 꼭 꿈을 이루겠노라 했습니다.

그분은 매 주 한 번씩 진행되는 동호회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열심히 바이올린을 배우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르신이 바이올린 연주하는 멋진 모습,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볼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꿈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면, 자신의 꿈을 분명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없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성공출세·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입니다'라는 안타깝고 막연한 대답을 듣곤 합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서는 '뭐 그런 걸 묻습니까?' 라는 듯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 생각하니 답답합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서 듣는 이런 대답은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꿈꾸는 사람, 꿈을 이루기 위해 진력하는 사람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 사회, '실수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라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세상, 꿈을 이루고 희망이 되는 사람을 축복하는 나라가 건강하고 미래가 있지 않을까요?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허무맹랑한 꿈이라도 꿉시다. 꿈은 현실이 됩니다. 젊은이의 꿈은 위대하고, 황혼의 꿈은 아름답습니다. 다음세대는 꿈꾸고 어른세대는 그 꿈을 마음에 두고 지지·지원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열어가는 꿈을 가져봅니다. 나·너·우리를 위한 꿈, 내일을 위한 꿈, 아름답고 위대한 꿈을 가진 주인공이 됩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