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본계획 용역 발주 준비
연계형, 체류형 관광지 돼야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국민들에게 마음의 스승이 되었던 법정스님의 생가터 복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법정스님이 생전에 중요하게 여기던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면서 우수영의 다른 관광지와 어우러지는 방향으로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법정스님은 지난 1932년 문내면 선두리(우수영안길 81)에서 태어나 우수영초등학교를 졸업했고 '무소유'를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펴냈다. 청빈한 삶과 마음을 울리는 글로 국민들의 참스승으로 불린 법정스님은 지난 2010년 3월 법랍 55세, 세수 78세의 나이로 입적했다.

해남군과 문내면 주민들은 지난 2012년부터 법정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생가 복원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생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총 6필지에 해당하는 사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보상비용 협의가 되지 않아 지지부진하게 진행돼왔으나, 지난해 보상을 모두 완료하고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법정스님의 생가터를 어떤 방향으로 복원해 운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군은 '해남 인문학하우스 조성 사업'으로 국비(지특)보조사업에 선정돼 15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이나 기본계획 용역 발주 전이어서 구체적인 복원 방향은 가시화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복원 방향을 논의하며 생가 원형 모형을 제작해 조형물·휴게공간·돌담 등을 중심으로 하는 테마파크 형태, 생가원형 복원 후 돌담 등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형태, 생가를 복원해 작은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등 사색과 명상 공간으로 구성하는 형태 등 3가지 안이 제시됐으나 뚜렷하게 결정된 방향은 없는 상태다.

군은 이르면 2월 중으로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할 계획인데, 전라우수영성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지역이어서 문화재 현상 변경 등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법정스님의 정신을 온전히 이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우수영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우수영문화마을 등의 지역성에 연계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광주대인예술시장 총감독과 소쇄원 프로젝트매니저를 맡은 바 있는 문체사업부 새문화정책추진단 자율성분과위원 전고필 문화기획자는 삶에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휘게'의 공간이자 지역 생태계와 지역의 큰 인물이 공존하는 관광지로의 방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휘게(HYGGE)'란 덴마크어로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 뜻을 담고 있는 단어인데 최근 삶과 관광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 문화기획자는 "법정스님이 가진 무소유의 정신과 사유의 대가로서 성찰할 수 있는 부분을 조명하고 사람들에게 이를 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며 "법정스님의 정신과 이를 존중하는 주민들의 공동체 가치가 마음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정스님으로 말미암아 다양한 글과 그림 등의 창작물을 작업한 예술인들도 많은데 이런 창작물이 공유되고 재생산될 수 풍부한 문화마을이 되어야 한다"며 "특히 인근에는 우수영문화마을이 있고 미황사와 금강스님 등 연계할 자산들도 있는 만큼 법정스님 생가터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연계형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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