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주(전라남도 민원중재위원회 부위원장)

 
 

새해 들어 남녘에 눈이 내렸다. 어른들은 신년에 눈이 내리면 서설(瑞雪)이라 해서 풍년을 기약하는 눈이라 여겨 반갑게 맞이한다.

2017년 말에 교수신문에서는 파사현정(破邪顯正) 이라는 사자성어로 정유년을 정리한 듯 하다. 파사현정은 '사악함을 깨트리고 올바름을 나타낸다'라는 의미인 듯 하다.

그러한 연장에서 파사(破邪)와 현정(顯正)을 두 갈레로 보면 전자는 앞서 이루어진 일들이 바르지 않았으니 없애고, 후자인 현정(顯正)은 미래를 바르게 가자는 다짐도 담겼으리라 본다. 바르지 못한 것을 생각하건데 2300여년 전에 얘기했던 한비자의 오두지류(五두之類)가 언뜻 머리를 스친다. '오두지류'란 '사회를 좀먹는 다섯가지 부류로 좀먹는다'라는 용어는 60~70년대만 해도 뉴스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였다.

첫째로 학자를 들고 있다. 의외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자기분야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진리를 찾아 여념이 없으련만 극히 일부는 사익을 위해서 역할을 하는 자를 지칭할 것으로 본다. 90년대 초반에 일어나 가습기 살균제 무해성을 강조함은 물론이고, 폐해성이 예견되는 사업 등을 발전방향의 틀로 잡고 힘을 보태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이 가끔은 보아왔다.

둘째로 언담자(言談者)인 유세자(遊說者)를 들고 있다. 각종 유세에서 자기 또는 자기편의 장점과 아전인수식 해석을 나열하고 자기주장을 과대포장을 하고 거짓으로 사복을 채운 부류일 것이리라.

셋째로 대검자(帶劍者)를 들고 있는데 미풍양속을 해치는 무리를 모으고 의리와 절조를 내세워 자신의 명성을 드러내면서 관청이 금하고 있는 것을 어긴자를 말한다.넷째로 근어자(近御者)인데, 말 그대로 수장의 측근들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뇌물로 축재하며 세도가들의 청 만 들어주고 수고하는 자들의 고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섯째로 상공인들을 들고 있는데 당시는 농경을 중시하였으므로 농사로 얻는 이득을 훔쳐간다는 기준으로 썼던 것 같다.

어찌 상공인 모두를 이야기 하였을까 마는 농산물 유통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농산물을 소개하여 호사스러운 재물을 모으고, 모아 놓은 재물로 농단을 부려 사익을 채우며, 유사제품으로 수요자를 현혹시키며 농단(壟斷)으로 터무니없는 이익을 남기는 사람들을 얘기한 것이리라.

옳지 못한 방법으로 사익만을 쫓는 일들이 없어져야 더 밝은 장래가 올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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