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민족의학연구가)

 
 

찬바람 불고 추워지면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겨울이다. 삶에 지치고 곤궁한 사람에게는 더 우울한 계절일 수 있다. 우울함이 깊어지면 극단적인 자살충동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 문제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한국 성인의 우울증상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12.9%가 최근 1년 안에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8명 중 1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셈인데 여성의 우울증 경험은 16.5%로 남성 9.1%에 비해 1.8배 높았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1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 15.1%, 50대 15.0%, 40대 12.9% 순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한번쯤은 삶을 살면서 우울증에 빠져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봤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가구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더 우울증에 잘 걸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거주 지역별로 보면 도시(12.3%)보다 농촌(16.5%) 거주자에게서 우울증 빈도가 더 높다. 대개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을 시도하며, 그중에서 약 10%는 결국 자살로 죽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자살은 노인 인구에서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노년기에서는 신체질병과 상실감이 가장 흔한 자살유발 요인이다. 사회적 문제로 야기될 소지가 다분해 심각하게 해결방안을 마련토록 해야 한다. 우울증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병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는 물론 예방적 치료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울증은 "의지가 약하거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해서라기보다 세로토닌 같은 뇌의 신경 전달물질이 부족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라고 신경 정신의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원인이라기보다는 우울증으로 빠져드는 과정 중에 나타난 신체의 비정상적 증상에 불과한 것이다. 실질적 근본원인으로는 마음의 병이다. 현실적인 욕구불만과 소외감, 미래에 대한 불안, 의사불통에 의한 답답함, 자신감 결핍, 과도한 목표설정에 따른 좌절감, 대인관계부조화 등 마음의 번민과 갈등, 불안에서 오는 정신적 신체적 부조화와 불균형에 의한 이상증상이다.

여러 가지 욕구불만, 부정적 생각, 좌절감이 깊어지면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찾아가고, 공원에서 운동을 해도 인생이 허무하고 무기력해진다.

자꾸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자신감 잃는 것이 습관화되면 우울해지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면 만사가 귀찮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거나 무력감을 느끼고 일상을 방해하는 병으로까지 발전하여 치료가 필요한 병적 심리인 우울증이 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정한 정신건강법과 필자의 경험을 취합한 10가지 수칙을 참고해 우울한 마음을 거두고 행복을 가꿔보자.

1. 욕심을 줄이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2.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3. 타인을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대한다, 4. 내가 먹는 음식이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된 것이니 감사하게 먹는다, 5. 상대방도 나의 입장(일, 운전이나 대화할 때)에서 생각해 본다, 6.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평상시 누구라도 칭찬한다. 그러면 자신도 칭찬받는다, 7. 웃는 얼굴에 인상 못 쓴다. 매사에 미소 짓는 생활을 한다, 8. 매일 스트레스를 해소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한다, 9. 좌절과 실의에 빠졌을 때는 친한 사람들과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매일 즐길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바삐 움직인다, 10. 올바른 신앙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우울한 생각도 들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정해 놓은 건전한 생활규칙에 얽매여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마음의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그래야 부정적이고 나약한 생각을 갖지 않고,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힘차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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